6세 국악신동 유태평양군,3시간 완창…판소리사상 최연소

  • 입력 1998년 10월 11일 09시 06분


여섯살배기 ‘국악신동’ 유태평양(柳太平洋)군이 10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문화관에서 판소리 사상 최연소 흥보가 완창기록을 세웠다.

유군이 어른도 하기 힘든 흥보가 완창을 성공리에 마치자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관객 1천8백여명은 꼬마 명창의 탄생을 축하하며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유군은 이날 의상을 갈아 입기 위해 5분간 중간 휴식을 한 것을 제외하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줄곧 선 채로 책 한권 분량의 가사를 한 소절도 빠뜨리지 않고 가락에 맞춰 불렀다.

판소리 3시간 완창은 풀 코스 마라톤 역주와 맞먹는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는 것.

이날 유군은 잠깐씩 가쁜 숨을 몰아 쉬기도 했으나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의 앙코르 요청을 받고 다시 무대에 나온 유군은 다소 잠긴 목소리로 “조통달스승님께 감사드립니다”고 말하고 ‘사랑가’와 ‘춘향가’ 등 단가를 불렀다.

92년 8월15일생인 그는 생후 8개월째부터 국악인인 아버지 유준열씨(41·정읍사국악단장)를 따라 숟가락으로 장단을 맞추는 ‘끼’를 보여 명창 조통달(趙通達·55)씨의 문하에서 판소리와 연주 춤 등을 익혔다. 또 생후 28개월때 전남도립국악단의 ‘별주부전’으로 공식 데뷔한 뒤 지금까지 1백6회의 크고 작은 공연을 가졌다.

97년에는 일본 NHK방송의 ‘슈퍼아시안’ 프로그램에서 첼리스트 장한나양을 제치고 ‘천재 신동’으로 뽑히기도 했다. 유군은 이번 완창을 위해 조명창의 집에서 하루 6∼7시간씩 맹훈련을 해왔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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