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하산」 연합통신 사장 임명 물의

  • 입력 1998년 6월 30일 20시 01분


30일 오전 있은 연합통신의 신임 사장 선임은 정치적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또 하나의 낙하산식 언론계 인사라는 점에서 물의를 빚고 있다.

연합통신 주총은 당초 6월9일 열릴 계획이었으나 노조 등에서 ‘외압’에 의한 주총 소집을 강력히 반대해 한차례 연기됐으나 이날 인선 역시 밀실에서 이루어진 의외의 인사라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임 사장을 선임하면서 연합통신 출신의 현 이사들을 전원 퇴진시켰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내부 진통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주총에서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김종철(金鍾澈·54)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연합통신의 대주주(42.35%)인 KBS의 추천과 제2주주(32.15%)인 MBC의 제청으로 사장에 선출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소액주주가 KBS의 김씨추천에 반대했으며 주총이 열리는 동안 회의장 입구에서는 노조 대의원 30여명이 ‘위상 재정립’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시간 가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밀실 인선 청산하라” “줄대기 임원 선임 각성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치적 밀실 인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그동안 연합통신이 사실상 ‘관영’처럼 정치권에 의해 흔들려온 데 대해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정치적 밀실인사로 의외의 외부인사를 기용했다는 점에서 문제있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총 결과와 관련, 한 노조간부는 “공적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정치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인선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통신의 주주들인 일간신문사 등 언론계에서는 김씨의 사장선임에 대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지난번 KBS가 차장급 사원을 부사장으로 추천했다가 이사회에서 승인받지 못하는 등 진통을 겪은데 이어 이번에도 비록 회사는 다르다고 하지만 위원급이 일거에 타 언론사 사장으로 선임되는 파격인사는 언론사의 인사질서를 흐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들이다.

노조측은 앞으로의 위상재정립 방안과 관련해 △연합통신사법(가칭)을 제정해 소유구조상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킬 것 △통신언론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인사의 공정성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어 새 경영진이 이들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된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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