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주한美상의회장 『상명하복식 기업운영엔 한계』

  • 입력 1998년 6월 18일 19시 43분


한국 기업들이 현재 구조조정에 별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주무부서가 돼야 할 재무관련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마이클 브라운 주한 미상공회의소(AMCHAM)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표준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초청연사로 나서 “한국기업은 외국기업들처럼 재무부서를 회장 가까이에 두고 있지만 회장이 구조조정 등 모든 실무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며 재무부서는 회장의 결정에 따른 지시를 이행하는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회장은 이날 ‘미국 기업인의 입장에서 본 한국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외국기업의 경우 대부분 구조조정에 관한 전권을 재무부서에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같은 ‘상명하복(上命下服)’식의 기업 운영 시스템에 따라 한국기업이 외자유치를 위한 협상테이블에 재무 담당자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이 자신이 속한 기업의 구조조정 현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외국투자가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운 회장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외자유치 작업은 한국 시장의 개방노력과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제품을 밖으로 내몰면서 투자유치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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