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고려대 전임강사로 첫 발령을 받고 계동 자택으로 인촌선생께 인사갔던 일이 떠오릅니다. 교육자로서 출발점에 선 저에게 선생께서는 많은 가르침을 주셨지요』
교육부문 수상자인 현승종(玄勝鍾·78)건국대 이사장은 『부족한 사람이 선정돼 인촌상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앞선다』며 겸손해했다. 현이사장은 92년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선거내각의총리를맡아잠시 「외도」한기간을제외하고지금까지51년동안 한결같이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다.
고려대에 재직하다가 74년 성균관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그는 교육행정에 너무 일찍 뛰어들었다고 생각, 학문에 좀 더 전념하지 못한 것을 늘 아쉬워한다. 그래서 평소 후배교수들에게 『행정보다는 학자의 길을 가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는 교육의 기본정신은 학생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을 바탕으로 4.19당시 고려대 학생처장을 맡아 5년7개월간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했다.
『애정을 가져야만 학생들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 학생들과 이심전심으로 통했던 모양입니다. 4.19가 끝나고도 한동안 학생처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간완성교육을 평생의 교육철학으로 간직해 온 그는 65년에 국내 최초로 고려대에 교양학부를 설치, 4년동안 교양학부장을 맡아 인성교육에 힘썼던 일이 교직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93년부터는 건국대 이사장직과 춘천 한림대 한림과학원장을 맡고 있다. 또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위원장,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초대의장 등 행정가로서도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홍성철기자〉
▼ 공적사항
1946년 고려대 법학과 전임강사로 교육계에 발을 디딘 이후 잠시 총리로 재직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교육 외길을 걸었다. 고려대 재직시에는 국내 최초로 교양학부를 설치, 인성교육에 힘을 기울였다. 법학자로서도 뛰어난 연구업적을 남겼으며 성균관대 한림대총장을 역임하면서 학사행정 실무담당자에게 전결권을 부여하는 등 자율과 책임의 원칙을 실현하는데 앞장섰다. 충무무공훈장(53년) 국민훈장동백장(70년) 성곡학술문화상(90년) 청조근정훈장(93년)을 받았고 92년 KBS가 뽑은 「올해의 인물」로, 93년 「자랑스런 서울대법대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