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만인보」13∼15권 펴내…「70년대사람들」 완결

  • 입력 1997년 6월 9일 17시 12분


원로시인 高銀씨(64)가 대하 연작시 「萬人譜」 13,14,15권(창작과비평사刊)을 내놓았다. 지난 86년 봄 모두 3천5백편으로 완결하겠다는 공언과 함께 1,2,3권을 선보인 「萬人譜」는 역사적인 인물에서부터 고향 마을사람에 이르기까지 高시인이 이 세상에 와서 알게 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시로 형상화 한 것. 한사람을 한편의 시속에 담는 이 연작시는 88년 4∼6권, 89년 7∼9권까지 발간됐으나 소식이 없다가 지난해 12월 7년간의 침묵을 깨고 10∼12권이 나왔고 이번에 다시 13∼15권이 발간됐다. 이 연작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초기에는 보령군수, 사찰계장 이호을, 개물린 도길이, 장항기생, 화낭년 옥분이 등 들꽃이나 잡초처럼 이 강산에 번성하다 스러져간 高시인의 고향부근 사람들이 주류를 이뤘으나 10권부터는 70년대 우리 사회상을 대변해주는 현대사의 주역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번에 나온 13권에는 1백29편 14권에는 1백27편 15권에는 1백26편의 시가 실렸는데 정일권 이후락 김재규 김현옥 박동선 윤필용등 정치권력의 일선에서 70년대를 좌지우지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조세희 박완서 이오덕 천승세 차범석 최인훈 강은교등 문인과 김윤식 유종호 한상진 등 학자들도 나온다. 이밖에 한완상 전총리의 부인 김형, 박형규목사의 부인 조정하, 이을호의 부인 최정순, 소설가 강신재의 남편 서임수 등 유명인의 아내-남편과 이용복 김민기 양희은 신중현등 대중음악가도 포함됐다. 물론 옥천역 청소부, 안남인 귀화 이씨, 그 식모할멈, 대전역 보선원 이씨, 동일방직 노동자 김옥순 등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인물들도 당당히 詩의 주인으로 올라 있다. 한편 이보다 앞서 나온 10∼12권의 `70년대 사람들'로는 박정희 윤보선 유진오 이철승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등 전현직 대통령과 야당당수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학계의 강만길 이문영 안병무 김우창 리영희 백낙청, 민청학련사건의 이철 이해찬 유인태, 재야인사 장준하 함석헌 문익환 백기완 계훈제 김근태 장기표, 그리고 전태일과 그의 어머니 이소선 등이 나와 70년대를 증언했다. 또 김지하 신경림 박목월 남정현 선우휘 장용학 최일남 이문구 이호철 조태일 송기숙 황석영 송기원 이시영등 문인들의 모습과 함께 박수근 이응로 오윤 윤이상 정경화등 우리 시대 예술가들의 초상화도 그려졌다. 한편 창작과비평사는 고은 「만인보」 10∼15권 `70년대 사람들' 출판기념회를 19일 오후 6시30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갖는다. 이날 모임의 초청인은 대부분이 「만인보」 `70년대 사람들'의 주인공들인 문인 정치인 학자 노동운동가 종교인 등 6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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