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김동엽씨]영욕의 야구인생 반세기

  • 입력 1997년 4월 10일 19시 55분


야구가 삶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빨간 장갑의 마술사」 金東燁(김동엽·58)감독. 10일 허름한 독신자 아파트에서 쓸쓸히 마감한 그의 50년 야구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던 길이었다. 그는 지난 95년 출간했던 자서전 「그래 짤라라 짤라」에서 함축적으로 표현했듯 감독직에서 열세차례나 해임당했던 「외곬」. 황해도 사리원 출신으로 6.25때 월남, 부산 토성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한 그는 경복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조흥은행에서 현역생활을 마쳤다. 직선적인 성격때문에 「독불장군」으로 불려온 그는 건국대 공군 롯데(아마) 등 주로 창단팀을 맡아 우승시켰으며 빨간 장갑과 불룩한 배로 대표되는 독특한 제스처로 유명세를 탔다. 지난 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해태 초대감독으로 부임했으나 불같은 성격탓에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으며 83년과 85년 MBC청룡 감독 자리를 두번이나 맡았으나 모두 얼마 못가 그만두어야 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타고난 입심과 「끼」를 앞세워 TV와 라디오의 각종 프로그램 해설가로 명성을 유지했으며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두주불사하며 건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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