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산하 자문기구인 형사법개정특별위원회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 ‘사생활에 관한 중대한 비밀을 침해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적용 범위를 대폭 축소해 과잉 처벌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이 조항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단체의 대표, 임금 체불에 항의해 사장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벌인 직원 등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게 논란이 됐던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이 조항의 폐지를 검토하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완전히 없애면 ‘유명인들의 사생활 팔이’를 하는 일부 유튜버 등이 건강 정보나 성적 취향 같은 내밀한 사생활까지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재판소도 2021년 이 조항을 폐지하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특위가 폐지 대신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배경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조항이다. 독일 프랑스 등은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만 처벌하고, 미국은 명예훼손을 대부분 민사소송에서 다루는 것과 대비된다. 더욱이 우리나라에선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2024년 기준 1500건에 달할 정도로 많다. 이런 현실에선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비판조차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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