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잠과 北 전략핵잠에 대한 中 ‘이중잣대’[기고/최강]

  • 동아일보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북한은 최근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전략핵잠수함·SSBN)을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중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반면 지난해 10월 한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추진 잠수함(핵잠·SSN) 건조와 우라늄 농축 등 전략적 안보 협의를 발표하자 중국 관영 매체와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의 SSN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훼손하고 높은 핵확산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치 한국이 국제 규범을 위반하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한국의 방어 능력 확대와 한미동맹의 발전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중국의 ‘핵 비확산’ 주장은 그들의 실제 행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로 구성된 ‘핵 3축 체계’를 구축하며 광범위한 핵전력을 강화해 왔다. 미 국방부의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현재 중국이 약 6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경에는 10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현재 보유 중인 약 400기의 ICBM에 더해 100개의 핵미사일 격납고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약 230개의 핵탄두와 20여 기의 ICBM을 보유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강이다. 중국은 자국의 핵무기 확대를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핵 보유국의 점진적 군축을 명시한 NPT 제6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이 국제 비확산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해 온 북한의 핵 개발에는 사실상 관대하다는 점이다.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와 SLBM 능력을 실전 배치 단계로 끌어올렸다. 또 김정은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중국은 이를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로 감싸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와 비난을 러시아와 함께 차단해 왔다.

한국의 SSN과 방어능력 증강을 문제 삼는 중국의 태도는 명백한 이중 잣대다. 한국의 SSN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는 방어적 수단으로, 국제 비확산 체제 안에서도 충분히 추진 가능한 선택이다. 반면 핵탄두 탑재를 공언한 북한의 SLBM과 SSBN은 전형적인 비확산 위반 사례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급속한 핵전력 증강 속에서 미국의 ‘확장억제의 약속’만으로는 우리의 안보를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해 북한과 중국에 대해 명확한 억제 신호를 줘야 한다. 냉전 시기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전술핵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소련의 오판을 억제했던 것처럼, 한반도에서도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억제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국, 북한, 러시아의 권위주의 연대가 강화되고 있는 아시아에서도 ‘아시아판 나토’가 필요하다. 한국, 미국, 일본을 축으로 호주, 필리핀 그리고 인도를 연결하는 다층적 협력체를 통해 중국의 일방적 군사 팽창을 억제해야 한다.

이제 한국은 분명히 말해야 한다. 우리의 안보는 우리의 문제이며, 그 선택을 좌지우지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전술핵 재배치와 아시아판 나토 구상은 도발이 아니라 억제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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