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대행 경선 불출마”… 그걸 왜 국민의힘이 대신 확인해주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23시 50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대선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적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 대행은 정작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고, 권 원내대표도 한 대행의 경선 불출마 외에 향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한 대행의 경선 불출마가 확인되면서 가뜩이나 맥 빠진 국민의힘 경선은 더더욱 흥행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그간 한 대행 차출론이 급부상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에 불참하는 등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자 당 지도부가 뒤늦게 나선 것이지만 그걸로 상황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제 관심은 당내 경선에서 누가 후보가 되든 이후 한 대행도 참여할지 모를 ‘제3지대 빅텐트’ 단일화 국면에 더욱 쏠리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한 대행 차출론은 그 현실화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당 지도부도 은근히 바라던 시나리오였다. 불과 1주일 전 “한 대행이 후보로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던 사람이 권 원내대표다. 여기에다 한 대행의 모호한 처신은 더 큰 기대를 불렀다. 한 대행은 14일에도 미국발 통상전쟁 대응을 거론하며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출마 안 한다’ 한마디면 될 텐데, 끝까지 저울질하겠다는 ‘안개 화법’이었다.

한 대행으로선 잠재적 대선 주자라는 위상이 자신의 말과 행보에 권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여기는지 모른다. 하지만 정부 교체의 과도기 관리자로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철저한 중립과 조정 능력이지 권위적 자기주장이 아니다. 한 대행의 대미 협상 행보를 두고도 그의 정치적 야심과 연결 짓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을 방치해선 곤란하다.

국민의힘도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그간 한 대행에 매달리다 대선 후보 경선마저 사실상 ‘1단계 예비후보 선출’로 격하시킨 터에 더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 한 대행도 국민의힘도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정을 꼼꼼히 챙기고 새롭게 보수정당을 재정립하는 데도 시간이 모자랄 때다.
#국민의힘#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경선 불출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