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파벌정치 변화 대비해야[기고/이종국]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30일 2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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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은 60년 넘게 ‘파벌정치’를 이어오고 있다. 현 기시다 정권은 자민당 내 6대 파벌 중 아소파, 모테기파, 기시다파 등 ‘3파벌의 연합’에 의해 지탱돼 왔다. 그런데 이들 파벌에서 8명이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에 기소되자 1월 19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기시다파 해산’ 검토를 전격 발표하였다. 솔선수범하여 자신의 파벌을 해산함으로써 다른 파벌에 영향을 미쳐 지지율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을 것이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공공연히 불쾌감을 드러냈으나, 최근 모테기파도 해산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좌장 없이 집단지도체제로 운영 중이던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와 최장수 파벌 고치카이도 해산을 결정한 가운데 당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불안이 3월 자민당 대회까지 이어지면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은 파벌정치를 극복하면서 정치개혁에 성공할까? 아니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때부터 저항세력이 된 헤이세이연구회(平成硏究會)가 권력을 잡을까? 결과가 무엇이 됐든 변화는 일본 정계와 정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포스트 기시다 정권에 대비해야 한다. ‘전후 정치 체제의 탈각’을 주장하였던 역사수정주의적 태도를 가진 정치인들이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우호적인 한일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헤이세이연구회와 아소파가 추구하는 정책들을 파악하고 대화하면서 미래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향후 아소 부총재와 모테기 간사장의 협력 아래 새로운 정권이 창출된다면 자민당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지 정치적 선택도 생각해야 한다. 자민당 정치 지도자들과 우호협력 관계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면서 미래 한일관계를 유지·발전시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과거처럼 역사 문제로 충돌하지 않도록 문화·역사적으로 보다 치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야 한다. 역사·문화 관련 전문가 회의를 통해 과거의 역사에 대한 학문적인 발전을 이루고 역사 문제의 갈등을 완화하며 궁극적으로 역사와 화해하는 작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종국 동북아역사재단 명예연구위원
#日자민당#파벌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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