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성장목표 역대 최저… 韓 ‘최대수출시장 전략’ 시효 다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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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집권 3기 개막… ‘2인자’ 리커창은 하차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뒤로 리커창 총리가 지나가고 있다. 리 총리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끝으로 국가 2인자 자리에서 물러난다. 리 총리가 여러 정부 부처에서 환대받으며 ‘고별 투어’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서 삭제되는 등 검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AP 뉴시스
시진핑 집권 3기 개막… ‘2인자’ 리커창은 하차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뒤로 리커창 총리가 지나가고 있다. 리 총리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끝으로 국가 2인자 자리에서 물러난다. 리 총리가 여러 정부 부처에서 환대받으며 ‘고별 투어’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서 삭제되는 등 검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AP 뉴시스
어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작년보다 0.5% 낮을 뿐 아니라,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후 가장 낮은 목표다.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이 저성장의 경로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2000년대 10%가 넘던 중국 성장률은 2012년 7%대, 2015년 6%대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목표를 낮춰 잡은 건 그만큼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작년 중국의 성장률은 목표인 5.5%에 크게 못 미치는 3.0%였다.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을 제외하고 문화혁명 후 46년 만에 가장 낮았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견제가 격화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부동산 시장 붕괴,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도 줄고 있다. 중국 경제가 정점을 찍었다는 ‘피크 차이나’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20년 넘게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중국의 위축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비중이 낮아졌어도 대중 수출은 여전히 한국 수출의 5분의 1이다. 중국 제조업에 불황이 닥치자 한국 반도체 수출은 40% 넘게 감소했다. 한국의 12개월 연속 무역적자도 중국 요인이 절대적이다. 미국이 중국을 향한 설비투자를 통제하는 바람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50조 원 넘게 들여 지은 중국 반도체 공장들은 수년 안에 발이 묶일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한때 약진하던 화장품, 의류, 게임 분야 한국 소비재 기업들의 중국 실적은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심각하게 위축됐다. 5년 동안 한국 상품을 구매한 적 있는 중국 소비자 비중이 2년 6개월 전에는 79%였는데 최근 43%로 떨어졌다고 한다. 반외세 감정을 등에 업고 자국 내수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현지 공장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세계에 팔던 한국의 성장 공식은 급속히 효력을 잃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중국에 편중된 해외생산 거점을 인도, 동남아 등지로 분산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중간재가 대부분인 수출 품목도 소비재, 서비스 쪽으로 재편해야 한다. 판을 새로 짤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 성장목표#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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