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생존자였던 나의 아버지[내 생각은/이재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로 6·25전쟁이 일어난 지 72년이 됐다. 3년 전 작고한 아버지는 전쟁에 참전해 철의 삼각지대 등에서 세운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수훈하셨다. 아버지는 생전에 내게 종종 참혹한 전장의 얘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아버지는 1·4후퇴 이후 피란처인 대구에서 포병장교로 입대해 최전방에 투입되셨다. 인민군을 상대로 밤새 치열한 포격전을 치르고 나면 다음 날 산 전체가 시체로 뒤덮여 있었다고 한다. 1952년에는 강원도 김화(지금은 북한 지역)의 어느 산속 참호에 포탄이 날아들어 가까웠던 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는 시체 속에서 죽은 척하다가 어둠이 내려앉은 뒤 겨우 탈출했다고 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말뿐인 평화의 무력함을 새삼 느낀다. 지도자와 국민, 군의 전쟁 수행 의지와 정신자세 및 한미동맹이 국가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슴깊이 느끼게 된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할 때다.

※ 동아일보는 독자투고를 받고 있습니다. 각 분야 현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이름, 소속,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연락처와 함께 e메일(opinion@donga.com)이나 팩스(02-2020-1299)로 보내주십시오. 원고가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이재석 전 우리은행 지점장
#아버지#6·25 생존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