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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김순덕 칼럼]文을 위한 ‘검수완박’ 역사에 기록될 것

입력 2022-04-28 00:00업데이트 2022-04-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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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갑자기 왜 검수완박 하는지?”
‘대담’에서 세 번 물어도 답변 안한 文
사위특혜·선거개입·원전 폐쇄 등 의혹
퇴임 이후 책임지기가 그리 두려운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닭이 울기 전 베드로는 세 번 예수를 부인했다. 참 불경스러운 비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는 지금 갑자기 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하는지 세 번 답변을 거부한 인터뷰로 기억될 것 같다.

손석희 전 JTBC 앵커는 25일 방송된 ‘대담―문재인의 5년’에서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갑자기 왜 이렇게 강력 드라이브를 하느냐”고 문 대통령에게 물었다. 그래도 답변 않고, 또 물어도 답변 않던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검사장이 검수완박은 필히 막겠다고 했는데 답변하시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입을 열었다. “아니다. 그런 표현은 굉장히 위험하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는 없다.”

손석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그것 때문인 것 같다.” 즉 한동훈 같은 보수세력이 정의를 독점해 문 대통령을 처벌하지 못하게 하려고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밀어붙였음을 대통령의 입을 통해 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 퇴임 전 민주당이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처리를 끝내면 최대 수혜자는 단연 문 대통령이 된다. 이번 대담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처럼 부정한 금품을 받고 특혜나 특권을 준다든지 하는 일이 전혀 없지 않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71억 원의 거액이 언급돼온 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취업 의혹 수사는 9월이면 증발될 공산이 크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수감 중)과 관련된 서 씨의 특혜가 문 대통령에게 건네진 뇌물인지 여부가 핵심이다. 전주지검이 수사하다 작년 말 석연찮은 이유로 기소중지 됐다. 정권 바뀌면 제일 먼저 재수사될 사건으로 꼽혔으나 ‘경찰청이 승계’한다는 개정안 부칙 4조에 따라 흐지부지될 판이다.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를 위해 청와대 8개 부서가 동원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하명 사건도 검수완박과 함께 묻히게 될 것이다.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지부진 재판 덕에 4년 임기를 꽉 채우고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천까지 받았다.

심지어 문 대통령은 인터뷰 때 “(선거전에서) 한 번도 링에 올라가 본 적이 없다”며 “지지활동을 하고 반론할 수 있고 선거에 도움이 됐을 수 있다”고 위험한 인식을 드러냈다. ‘공무원은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가 공직선거법 9조다. 그러니 울산 선거 개입 혐의로 대통령 참모진 등 무려 15명이 기소됐음에도 행정부 수반으로서 손톱만큼의 책임의식도 못 느끼는 모양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사건도 검수완박이 되면 규명이 불가능해진다. “월성 원전은 언제 영구 중단됩니까”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이 혼신의 힘을 다해 참고자료에 써넣었고, 덕분에 문 대통령의 책임을 물을 수 있었던 것도 우리는 기억한다.

공교롭게도, 아니 이를 내다본 듯 문 대통령은 이번 대담에서 “청와대가 재판받고 있는 사건도 직권남용 정도”라고 가볍게 말했다. 직권남용 역시 검수완박과 함께 경찰로 넘어간다. 지난 5년간 ‘우리 이니 마음대로 했던’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언제까지나 발 뻗고 주무셔도 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11월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윤 당선인이 ‘검찰의 정치화’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나는 오히려 문 대통령이 ‘권력 사유화’와 ‘국민 편 가르기’를 했기 때문에 결국 정권을 잃은 것이라고 본다.

검찰의 수사권이 어디 붙어 있든, 검찰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윤 당선인이 검찰 출신이어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 역시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도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라고 국민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것이다.

‘죽은 권력’을 수사하지 못하도록 꼼수로 만든 법안은 문 대통령과 이해충돌 관계에 있다. 이 법이 다음 달 국무회의에 올라왔을 때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비겁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의결을 떠넘긴대도 마찬가지다. 역사는, 국민은 문 정권의 검수완박을 잊지 않을 것이다.

김순덕 대기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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