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개 크런치로 87세에도 꼿꼿한 시타[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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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플레이어(오른쪽)가 2021년 마스터스 시타자로 나서 잭 니클라우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안정된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가디언
게리 플레이어(오른쪽)가 2021년 마스터스 시타자로 나서 잭 니클라우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안정된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가디언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꿈의 골프 무대’ 마스터스가 7일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막을 올린다. 대회 개막을 알리는 시타(始打)는 1963년 시작된 이래 명인열전을 만들어내는 전통 가운데 하나. ‘명예 시타자(Honorary Starters)’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자리에 올해는 톰 왓슨(73)이 새롭게 합류해 잭 니클라우스(82), 게리 플레이어(87)와 대회 첫날 1번홀에서 첫 티샷을 날리게 됐다.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18승) 보유자인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 역대 최다인 6승을 올렸다. 1986년에는 46세로 우승해 역대 최고령 챔피언 기록도 수립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플레이어는 9차례 메이저 우승 가운데 3승을 마스터스에서 올렸다. PGA투어 통산 39승(메이저 8승 포함)을 기록한 왓슨은 두 차례 그린재킷을 입었다.

지난해 시타에서 니클라우스는 허리를 굽혀 티업 하는 동작이 쉽지 않다는 듯 “가장 힘든 일”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멋진 샷을 날려 박수갈채를 받았다. 당시 플레이어는 80대 중반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호쾌한 샷을 날린 뒤 특유의 발차기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필 미컬슨, 버바 왓슨 등 현역 선수들의 시선에는 존경심과 부러움이 교차했다. 철저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을 지켰기에 가능한 영광이었기 때문.

수십 년간 고관절 질환에 시달린 니클라우스는 체력과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랜 세월 주 3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매일 1시간 30분씩 체조와 등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한계 극복의 과정이었다.

키(168cm)가 작아 럭비, 크리켓 선수가 되기를 포기했던 플레이어는 어려서부터 강도 높은 근력 운동으로 ‘미스터 피트니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80대에도 1주일에 4, 5번 하루 1000개가 넘는 크런치(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3분의 1 정도만 올렸다 버티고 내려오는 운동)를 한다. 엘리베이터를 멀리하고 계단 걷기도 실천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4가지 건강 장수 비결을 밝힌 바 있다. ‘첫째, 식사량은 절반으로 줄이고 둘째, 운동은 두 배로 늘린다. 셋째, 3배 더 웃고 넷째, 자신과 남을 무한히 사랑하라.’

두 80대 레전드와 비교하면 아직 ‘한창’인 왓슨은 만 69세였던 2019년 US시니어오픈에서 69타를 쳐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에이지 슈트를 개인 통산 10번째로 작성했다. 그는 “골프를 하면서 화를 못 다스린 적이 없다. 늘 밝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골프에서 맨 먼저 티샷 하는 사람을 오너(honor)라고 하는데 오너(owner)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명예도 소유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게리 플레이어#마스터스#시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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