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허진석]매도 우위로 돌아선 아파트

허진석 논설위원 입력 2021-11-23 03:00수정 2021-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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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5개 광역시(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의 아파트 매도심리가 매수심리를 추월했다. 11월 셋째 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6으로 올해 4월 이후 7개월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5개 광역시는 99.8로 1년 1개월 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사겠다는 사람보다는 팔겠다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가격의 선행지수로 여겨진다. 지수가 계속 낮게 나온다면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아파트는 가격이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상승률은 줄고 있다. 거래량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가끔씩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상황이다. 몇 년 사이 너무 많이 오른 아파트 값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아파트 대신 빌라나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파트 매수세가 약화된 원인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 금리 상승, 계절적인 비수기, 오랜 기간의 상승으로 인한 심리적 피로감 등이 지목된다. 이미 오른 집값 때문에 무주택자가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6억 원 미만 아파트가 급속히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에서는 가격 하락 지역이 늘고 있다. 기존 세종에 이어 대구가 추가됐다. 대구는 일주일 전 가격 상승률이 0%를 기록하더니 이번에 0.02% 떨어졌다. 1년 8개월 만의 가격 하락이다. 매매수급지수가 5개월 내내 100 이하를 밑돌다 가격이 하락했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올해 5월 중순 처음 하락했다가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더니 7월 하순부터는 계속 하락 중이다. 세종과 대구 모두에서 신규 입주 물량이 늘고 있어서다.

▷집값 하락 조짐은 청약경쟁률과 미분양 물량에서 먼저 나타난다. 서울에서 아직 청약경쟁률이 약화되는 추세는 안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이나 내후년에 수도권 외곽부터 청약경쟁률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본다. 수백 대 1까지 가던 경쟁률이 최근 들어 수도권 일부에서 10 대 1 정도로 떨어지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5 대 1까지 경쟁률이 떨어지면 계약 단계에서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아직 늘지 않고 계속 줄고 있는 상태다. 다만 대구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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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편으로는 매도 심리가 커졌다고 하지만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기 전까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거래절벽 속 신고가 거래를 하락의 전조로 보는 견해도 있다.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금융 환경, 4년간 급격히 오른 가격 등을 감안할 때 그 폭이 예상을 크게 웃돌 수도 있다.

허진석 논설위원 jameshur@donga.com



#매도 우위#아파트#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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