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DI도 ‘선별지원’ 권고, 與 꼼수 지원금 강행 중단하라

동아일보 입력 2021-11-12 00:00수정 2021-11-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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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허진욱 전망총괄이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21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어제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보다 피해 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경제구조 전환 등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선후보의 주문을 받아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지급을 추진하는 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기보다 코로나19 사태의 직접 피해자인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KDI는 가파른 국가채무 증가 속도도 적극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권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내년 예산안에 없던 ‘코로나19 관련 전 국민 일상회복 방역지원금 사업’ 항목을 만들어 국민 1인당 25만 원씩 나눠주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필요한 예산 12조900억 원은 올해 남은 기간 걷힐 세금을 내년으로 미뤄 마련하자고 정부에 요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국세징수법에는 유예 요건이 있다.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납부 유예해 주면 법에 저촉되므로 어렵다”고 반대하는데도 민주당은 “법 위반이라는 주장은 가짜 뉴스”라면서 강행할 태세다.

대선후보 공약 이행과 관련해 정부 여당이 예산안을 증액하는 행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인지 묻는 야당 질의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그제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편파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국가기관의 행위는 최대한 자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법 위반 가능성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지원금 앞에 ‘방역’자를 붙이고 “국민이 500일 가까이 써왔고, 앞으로도 써야 하는 마스크 값”이란 설명으로 국민들 눈을 속이려 든다.

대선후보 말 한마디에 여당이 법을 뛰어넘어 예산안을 뜯어고치는 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격을 떨어뜨리는 국기문란 행위에 가깝다. 민주당은 예산 분식을 통한 전 국민 지원금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피해 보상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한 명이라도 더 도울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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