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박용]거꾸로 선 한국경제, 대선주자들 해법 있나

박용 경제부장 입력 2021-11-10 03:00수정 2021-11-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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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선 취업난, 노후엔 빈곤 시달려
‘청년엔 기회, 노년엔 소득’ 돌려줘야
박용 경제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법대를 나온 법조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 일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지만 변호사로 산 기간이 더 길다. 윤 후보는 27년을 검사로 지냈다. 변호사나 검사는 과거나 현재에 벌어진 허물을 따질지언정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수사관들처럼 미래를 판단하진 않는다. 과거와 현재의 틀 안에서 살아오며 의정 경험이 없고 청년층의 지지도 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후보의 아킬레스건 역시 청년들에게 가슴 뛰는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 역량일 것이다. 그 점에서 그간 두 후보가 맛보기로 보여준 공약들은 낙제점에 가깝다.

무엇보다 청년들을 위한다는 두 후보가 청년세대에 큰 부담을 지우는 돈 풀기 공약부터 들고 나온 건 위선이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의 돈 풀기가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으로 봐야 하는데도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건 현실감각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돈줄 조이기를 시작한 미국 등 세계 흐름과도 동떨어진 행보다.

정부가 위기 때엔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 등의 피해자를 도와야 하지만 덮어놓고 돈을 푼다고 해서 경제가 더 살아나는 건 아니다. ‘성공한 국가의 10가지 법칙’의 저자인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수석글로벌전략가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지난해 각국의 경기부양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 경기 부양 규모와 경기 회복 강도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팬데믹 기간 지출을 많이 늘리려고 했던 나라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과 재정적자 및 부채와 같은 어려움을 더 겪게 될 수 있다”며 “이들 국가가 다음에 올 금융거품과 싸우는 데 필요한 실탄을 축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선 후보들이 청년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청년세대에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젊어서 일해야 할 땐 하릴없이 쉬어야 하고, 노년에 쉬어야 할 때는 소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거꾸로 선 한국경제부터 바로잡는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하지도 않고 구직 활동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향후 1년 내 일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역대 최대인 4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20대 비경제활동 인구 중 절반(50.1%)이 1년 내 취업이나 창업을 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인의 노후는 고달프다. 어처구니없게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조차 “미꾸라지국 먹고 용트림한다”며 ‘K 노인 빈곤’이라고 조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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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정책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잠재성장률이 2030년 이후 0%대로 추락한다고 경고했다. 성장 여력이 사라지면 청년들은 취업하기 더 어려워지고 노년의 삶은 더 팍팍해진다. 대선 후보들은 ‘전환적 공정성장’이니 ‘정의로운 나라’ 등 듣기에 좋은 구호보다 젊어선 열심히 일할 기회를, 노년엔 안정적인 소득을 어떻게 마련해줄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라. 청년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를 박탈하는 뒤떨어진 고등교육 제도와 기득권 사수를 위해 툭하면 거리로 나오는 전투적 노조,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기간에 발생하는 은퇴자 ‘소득절벽’과 고갈되는 연금 보전 방안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다. 그 해법을 내놓는 게 시대가 원하는 대선 후보의 실력이다.

박용 경제부장 parky@donga.com
#이재명#윤석열#한국경제#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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