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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광화문에서/이미지]방역현장 528일의 사투, 7월도 방심해선 안 된다

입력 2021-06-26 03:00업데이트 2021-06-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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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24일 오후 5시 서울의 한 구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는 100명 가까운 사람이 줄 서 있었다.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서다. 이날 이 지역 신규 확진자 수는 10여 명. 한 직원은 “밀접접촉자를 감안하면 늘 검사자 수가 많은 편”이라며 “오늘도 오후 3시까지 1000명을 검사했다”고 말했다.

이곳 근무는 2교대로 운영 중이다. ‘오후조’ 근무가 끝나려면 아직도 1시간이나 남았지만 이미 직원들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낮 기온까지 29도로 오른 탓에 가만히 서 있는 기자도 마스크 안에서 숨이 턱턱 막혔다. 한 직원은 “오후조 직원들은 오전에 본인 업무를 하고 오후에 선별진료소에 투입된다”며 “대부분 1년 넘게 본래 업무와 코로나 대응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많이 지친 상태”라고 전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국 어느 지역이나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자가 격리자 관리, 백신 접종까지 다양한 코로나19 업무에 지방자치단체 직원이 투입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얼마 전 역학조사를 담당하던 임신부 직원이 과로 탓에 근무 중 하혈까지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엄마와 태아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 직원은 곧장 다시 역학조사 업무에 투입됐다. “대체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역학조사는 시간과의 싸움인데 한 사람 자리가 비면 타격이 크다”는 이유였다.

이렇게 힘든 상황이지만 많은 이들이 고생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하고 있다. 국내 1호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에서는 기존 의료진뿐 아니라 외부 의료진이 파견을 자청해 진료를 보고 있다. 그중에는 자신의 안식년 기간을 이용해 진료 중인 대학병원 교수도 있다. 그가 박애병원에서 하는 일은 콧줄 끼우기, 정맥주사 놓기 등 기본적인 업무다. 하지만 교수는 오히려 “코로나 탓에 못하게 된 해외봉사를 여기서 대신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국민과 의료·방역인력, 공무원들의 헌신이 가장 컸다”며 “(모두가) 뼈를 갈아 넣어 일했다. 결국 사람의 힘으로 해낸 것”이라고 표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브리핑을 진행해온 윤 반장은 이달 말 개방형 공무원 임기가 끝나 본업인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로 돌아간다. 그 역시 “(돌아가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30일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528일째다. 7월부터는 일상 복귀의 첫걸음인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이 시행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적으로 하루 2만 건 넘는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격리치료 환자는 6000여 명, 자가 격리자는 7만5000여 명에 이른다. 마스크를 벗고 모임을 잡기에 앞서 의료진과 공무원 등 수많은 방역인력이 여전히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코로나19 발생 전의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다시 수많은 이들이 ‘뼈를 갈아 넣는’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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