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쿼드, 안보동맹 아니다”… 非군사 협력 中 눈치 볼 이유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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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에드 케이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국장이 7일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지역 협의체인 ‘쿼드(Quad)’에 대해 “안보 동맹이 아니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비전은 4개 국가만 참여하는 폐쇄적인 구조가 아니다”라며 “현안에 관심이 있는 다른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개방형 구조”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쿼드가 미국 주도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반중(反中) 다자안보기구, 즉 ‘아시아판 나토’라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일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쿼드는 근본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전략인 쿼드의 계승 의지를 밝히면서도 안보기구로 비치는 것을 경계해 왔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같은 쿼드의 비군사적 협력 과제들을 부각하고 개방성과 유연성을 내세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만 쿼드는 트럼프 시절부터 중국의 팽창에 맞선 대항기구로 부각됐던 만큼 그 성격이 쉽게 바뀔 수는 없다. 케이건 국장도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압이나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추구하지 않는 국가가 쿼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규범과 질서를 내세우는 보다 세련된 외교로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렇게 쿼드는 유연한 협력을 내세워 그 역할을 확장해나갈 테지만 한국은 여기에 빠져 있다. 정부는 여전히 “공식 참여 요청이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를 겪은 처지에선 조심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백신과 첨단기술 같은, 우리에게 절실한 협력마저 중국 눈치를 보며 참여를 주저하다간 국제 외톨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민감한 군사안보 분야가 아니라면 각종 협력 과제에 초기 논의부터 적극 참여해 그 확대판(쿼드+)에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에드케이건#쿼드#미국백악관국가안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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