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용료 부과법[횡설수설/황인찬]

황인찬 논설위원 입력 2021-02-26 03:00수정 2021-02-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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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최근 호주 정부가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뉴스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호주 국민 중 40%가 평소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봤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다. 일개 기업이 정보통제권을 휘두른다는 비판 또한 커졌다. 마크 맥가원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총리는 “페이스북이 북한 독재자처럼 군다”고 일갈했다.

▷호주 의회가 25일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 기업에 뉴스 사용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그동안 구글 등은 개별적으로 일부 언론사와 뉴스 사용 계약을 맺어 왔는데 법으로 사용료 지급을 명시한 것은 세계 최초다. 구글은 검색,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 중단을 꺼내며 법안 추진에 반대해 왔지만, 법안 통과 직전에 최근 호주 정부와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정부가 뉴스 사용료를 강제적으로 조정하기 전에 플랫폼과 언론사 간 자율적인 협상을 장려하는 쪽으로 법안이 수정됐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사용료 협상에 합의하면 법 적용에서 예외가 되기 때문에 구글 등은 호주 언론사와의 뉴스 사용료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가 관련법을 마련한 것은 플랫폼 기업들이 뉴스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면서도 언론사에 적절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아,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규제기구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에 100달러가 투입된다면 이 가운데 구글이 53달러를, 페이스북이 28달러를 가져가고 있다. 그럼에도 뉴스 사용료는 제대로 내지 않아 호주 언론사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개별 언론사가 거대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문제를 바로잡기에도 한계가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도 호주와 비슷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디지털 서비스법’ 등에 플랫폼 기업의 뉴스 사용료 지불을 명문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도 수개월 안에 뉴스 사용료 부과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플랫폼 기업이 정당한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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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글로벌 기준에 맞게 거대 플랫폼과 국내 언론사 간 제대로 된 뉴스 사용료 부과 모델을 마련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구글, 페이스북 등은 국내에서 뉴스 서비스를 하면서도 ‘아웃링크’(플랫폼에서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것) 방식이라며 사용료를 내지 않아 왔다. 한국 정치권과 정부도 구글 등이 해외에서는 뉴스 사용료를 내면서도 한국에서는 갖은 이유를 대가며 어물쩍 넘어가는 상황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황인찬 논설위원 hic@donga.com
#뉴스#사용료#부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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