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檢 반발 묵살하고 檢총장 수사로 폭주… 입법·사법부가 나서라

동아일보 입력 2020-11-28 00:00수정 2020-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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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모든 일선 고검장과 대다수 지검장들은 물론 중간간부와 평검사들까지 대거 합세해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명령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에 윤 총장 수사를 의뢰하는 등 거부 의사를 명백히 했다. 추 장관의 강경 행보는 표적 감찰과 징계청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직 검찰총장을 불법사찰 혐의로 수사하는 초유의 단계로 치닫고 있다.

법무부가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 대해 대검찰청 감찰부에 수사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결재권자인 법무부 감찰관을 배제해 절차를 무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고, 문건 작성자인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을 조사하지도 않은 채 판사 사찰을 중요 징계 사유로 포함시킨 것은 징계청구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요 감찰 사안은 먼저 외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도록 한 감찰규정을 20일간의 사전 행정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수정해 놓고 징계위원회 개최로 직행하려다 문제가 되자 뒤늦게 열겠다는 것도 행정절차법 위반 소지가 크다.

검사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고 절차상의 위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추 장관은 다음 달 2일 법무부 징계위원회를 열어 윤 총장을 해임시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권도 속전속결로 윤 총장을 잘라내고 나면 사태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젠 입법부와 사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헌법 제61조는 국회가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증인의 출석과 증언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국정조사권 발동을 검토해 보자고 했고, 야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어제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 발의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윤 총장 징계가 우선이라며 발을 빼고 있지만, 검찰총장 임기제의 무력화를 통한 검찰 독립의 훼손으로 법치가 위기에 처했다는 일선 검사들과 재야 법조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만큼 국회가 이를 좌시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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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즉각 국정조사권 발동 여부를 포함해 이번 사안에 대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 상임위를 소집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을 불러 진상을 파악하든지, 사건관계인들을 모두 불러 청문회를 열어 국민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사법부 역시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정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등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판단해줘야 한다. 이번 사안은 윤석열이라는 일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닌 입법권과 사법권의 기초가 되는 법치주의의 근간에 관한 문제다. 국회와 법원마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외면한다면 위기에 빠진 법치는 더 이상 설 곳이 없게 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 총장 수사#위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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