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달라진 게 없는 4류 정치, 3류 행정… 기업 혁신·실용 반만 배워라

동아일보 입력 2020-10-27 00:00수정 2020-10-2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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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한국의 정치, 행정과 기업의 수준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이 회장은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평가했다. 이 발언으로 삼성그룹은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렀다. 2년 뒤 같은 질문에 이 회장은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25년이 지난 지금 이 회장이 같은 질문을 다시 받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그동안 삼성은 일본의 소니 등을 제치고 스마트폰 반도체 TV를 포함해 세계 1등 제품을 다수 보유한 기업으로 올라섰다. 현대차, SK, LG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눈부신 발전을 이뤄 세계 일류 기업의 반열에 도약했다.

반면 4류, 3류급 정치, 행정의 경쟁력은 그동안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간 게 없어 보인다. 국회와 행정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규제를 쏟아내 세계시장에서 뛰는 일류 기업의 발목을 잡고, 중소 중견기업들을 해외로 내몰아 한국은 갈수록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향해 가고 있다.

기업과 정치의 격차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한국은 유독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초일류기업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자칫하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아래 필사적으로 혁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미래를 위해 반도체, 스마트폰, 배터리, 디스플레이, 수소차 등 끊임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육성해왔다. 반면 정치권력은 실용과 실력보다는 이념과 진영논리에 매몰되고 미래보다는 코앞의 선거를 우선시했다. ‘타다’ ‘원격진료’의 사례처럼 입으로는 규제혁신을 외치다가 표를 잃겠다 싶으면 금방 돌아서버리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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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 한참 떨어지는 정치와 행정이 기업들에 이래라저래라 군림하고 지도하는 모습은 코미디에 가깝다. 어떻게 위기를 뚫고 초일류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그 노하우를 기업들에서 배워야 한다. 언제까지 대한민국은 기업은 세계 초일류인데 정치 행정은 아직 그 모양이냐는 말을 들을 것인가.
#이건희#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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