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주택 실수요자 투기꾼으로 모는 징벌적 세금폭탄

동아일보 입력 2020-08-06 00:00수정 2020-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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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찬성토론자로 나서 “여러분이 고가 아파트에 살고 부동산값이 올라도 문제없다. 다만 세금만 열심히 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이에 “세금 걷는 게 이번 부동산 대책의 목적이었다는 게 드러났다”거나 “세계 최고 수준의 징벌적 과세로 부동산시장이 격투기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당시 야유를 하는 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했던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대표로서 신중히 발언했어야 한다.

그간 정부는 부동산 관련 세금을 대폭 올리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세 부담 증가는 다주택자들이 대상이며 1주택 실소유자들은 영향이 거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1주택자가 내야 하는 세금도 큰 폭으로 뛰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보유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매년 올린 탓에 재산세 부담이 많이 늘어났다. 서울에서는 58만 가구에 대해 공시가격 6억 원 초과 주택의 연간 상승폭 상한선인 30%까지 재산세가 인상돼 부과됐다. 여기다 내년부터는 공시가격 9억 원이 넘는 1주택자의 종부세율이 기존보다 0.1∼0.3%포인트 인상된다. 집값이 올라도 소득은 그대로인 1주택 실수요자들이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별다른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갖고 있는 은퇴자들에게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을 최고 2배 수준으로 올리고 양도세 최고 세율도 72%로 높이는 내용의 부동산 세금 관련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아무리 투기를 잡는다는 명분이 있어도 세금을 급격히 올리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 세금폭탄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그간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말해주듯 근거가 약하다. 평생 절약해 ‘내 집’ 한 채 마련한 1주택자를 투기꾼 취급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날뿐더러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정부정책 방향에도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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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법#1주택 실수요자#다주택자#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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