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靑 참모·장관들이 다주택 움켜쥐고 있는데 정책 令이 서겠나

동아일보 입력 2020-07-04 00:00수정 202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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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시장 불안과 관련해 2일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6·17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불안이 계속되는 데다 민심의 동요가 커지자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 물량을 늘리라”는 부분이다. 정부가 그동안 세금을 올리고 대출을 조이는 대책들을 내놨지만 주택 공급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매년 29만 채 이상이 입주했고 서울도 연간 7만 채 이상 입주했다. 여기에 수도권 3기 신도시 5곳에 30만 채, 용산 정비창 부지에 7만 채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럼에도 아파트 값이 치솟는 것은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혼부부 등에 우선 공급하는 주택은 대부분 공공 임대주택이거나 주변부에 있다. 정부는 재건축 재개발에 대해서는 투기 수요를 부추기고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재건축 재개발 말고는 서울에서 새 집을 공급할 방법이 없다.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하되 초과이익은 환수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집을 수십, 수백 채 가진 부동산 법인과 임대사업자들의 보유세를 올리되 한시적으로 의무임대기간을 푸는 등 퇴로를 열어줄 필요도 있다. 반복되는 규제로 시장에는 내성이 커졌다. ‘안되면 또 한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다’는 각오로 결정판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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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청와대와 여당, 정부 고위 관료 중에 아직도 다주택자가 많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에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다. 이 중 반포 아파트를 내놨다더니 50분 만에 청주 아파트를 팔겠다고 정정했다. 정부 핵심 인사부터 ‘강남 불패’를 증명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직자라도 합법적인 재산 소유와 선택권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부동산 안정 대책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6·17 부동산 대책#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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