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SLBM 수중발사, 북핵 저지대책 전면 재검토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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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확인된 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 발사는 한반도 안보환경을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도발이다. 북한이 SLBM을 실전 배치하면 하늘과 땅은 물론이고 바다에서도 한국이 핵 공격 위협을 받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이 “전략잠수함 탄도탄이 생산에 들어가고 가까운 시일에 실전 배치되면 적대세력들의 뒷잔등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탄을 매달아 놓는 것”이라고 한 협박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잠수함을 기습용 무기로 활용하는 북한의 전술은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확인됐다. 수중으로 침투하는 잠수함은 탐지가 어려워 방어도 쉽지 않다. 군 당국은 북한의 시험 발사가 수중에서 공중으로 발사하는 사출(射出)시험이며 비행거리도 수백 m라고 판단했지만 과소평가는 위험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대남 협박과 함께 위협적 군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SLBM 시험발사, 서북도서에 배치된 우리 함정에 대한 조준타격 협박, 동해에서의 함대함미사일 발사를 단순히 협박용이라고 보다가는 천안함처럼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이런 북한의 SLBM은 한국이 2020년대 초중반을 목표로 추진 중인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는 대응하기 힘들다. 킬 체인의 주요목적은 지상의 북한군 이동식발사차량이어서 SLBM에는 사실상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북핵 방어대책을 시급히 전면 재검토해야만 한다.

정부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도발 때처럼 물러터지게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최윤희 합참의장이 9일 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처절하게 응징하라”고 독려한 데 대해서도 북한은 “가소롭기 짝이 없는 객기”라고 조롱할 만큼 우리 군의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가볍게 보고 있다. 우리 군이 북의 도발을 저지할 전략과 능력을 갖춰야 북한이 두려워하고 도발할 엄두도 못 낼 것이 아닌가.

북한의 전략잠수함에 대한 효율적 감시를 위해 원자력 잠수함 개발에 착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지스 구축함을 늘려 동·서·남해에 상시 배치하거나 소나(음파탐지기) 성능이 우수한 차기 해상초계기를 도입해 대잠(對潛) 조기경보체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미국 국무부가 밝힌 대로 유엔 결의안 위반이다. 미국을 비롯한 우방과 공조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핵능력 강화 억제에 나서도록 외교적 노력을 하는 것도 정부의 의무다.
#SLBM#북한#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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