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재인 대표, ‘친노 탈피’는커녕 大權행보 강행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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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그제 4·29 재·보선에서 참패를 당한 광주를 ‘낙선 인사’차 방문했다. 4곳에서 전부 패하고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서을도 지키지 못한 문 대표는 ‘1등 대권 주자’라는 위상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당의 대주주인 광주의 민심을 돌려놓지 못하면 향후 대통령선거 가도에서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 문 대표로선 조급한 마음이 들겠지만 광주에 대한 그의 일방적인 구애는 보기에도 민망하다.

문 대표는 이날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당 쇄신”이란 막연한 말로 답했다. 오죽하면 친노 진영의 지원으로 당선됐던 우윤근 원내대표가 7개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서 친노 수장 문 대표에게 “더이상 계파정치를 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겠는가.

새정치연합이 선거에서 연패할 때마다 “경제·민생 정당 아니면 희망이 없다”는 패인 분석이 나왔지만 당 지도부는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번번이 문 대표 직계인 친노 세력의 강경론에 끌려가 대(對)정부 투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이번에도 대표 사퇴론을 일축하고 최고위원들과 상의 없이 광주행을 감행했다. 그러니 당내에서 비선(秘線)정치 논란과 함께 친노 패권주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지금 야권은 친노와 호남 정치 세력 간 주도권을 잡기 위한 투쟁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문 대표가 조급한 대선 행보를 계속하며 친노에 의존하는 자신의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당내 불협화음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재·보선 참패가 ‘친노 패권정치에 대한 경고’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새기지 않으면 문 대표는 물론이고 새정치연합의 미래 역시 암울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광주#친노#우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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