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희망의 그림자

길은 새하얀 캔버스. 며칠 전 내린 눈으로 덮인 거리에 어른과 아이, 나무, 그들의 그림자가 풍경화를 그려 냅니다. 서울 N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남산 팔각정의 모습입니다. 새해를 맞아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추운 겨울 아침 새해 소원을 빌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태양이 따스하게 비치고, 길고 커다란 그림자가 이들을 따라 걷습니다. 신년에 거는 기대와 설렘 덕분인지 엄동설한(嚴冬雪寒)에도 발걸음은 한없이 경쾌하고, 그림자는 예쁘게 살랑거립니다.

캐논 EOS 1DX, 70-200mm, 1/250초, f10, ISO 400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