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영중]일자리가 없다고? 밖으로 눈 돌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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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극심한 취업난 가운데서도 각국의 기업들은 국경을 넘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해외취업시장의 파이 자체도 커졌다. 얼어붙은 국내 고용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들이 늘면서, 공단을 통해 나간 해외취업자가 지난해 4000명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1.5배 가까이 늘어난 수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과 정보기술(IT)분야 자격 상호 인증을 확대하면서 언어능력만 갖추면 누구나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경쟁이 치열해진 글로벌 취업시장에 요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구직자들이 선호하던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시야를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한 취업자 수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00여 명에 달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동안 세계경제를 견인하던 신흥대국의 상징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와 이를 이을 차세대 유망 신흥국 그룹인 멕시코(Mexico) 인도네시아(Indonesia) 한국(South Korea) 터키(Turkey) 등 ‘미스트(MIST)’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은 우리뿐 아니라 유럽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 일자리를 위해 중남미로 떠나는 유럽 청년들이 연간 10만 명에 달한다.

특히 경제위기로 고(高)실업에 시달리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떠나는 구직자들의 행렬이 브라질 등 남미로 향하고 있다. 차세대 신흥국가와 ‘N-11(넥스트 일레븐·미스트를 포함한 11개 차세대 신흥국)’의 등장은 해외취업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촌은 미래의 자원을 찾아 사활을 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신비를 잉태한 브라질을 포함해 남미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찾아 시추선의 시동을 건 지 오래다. 우리 기업들도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에너지산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에서는 여러 협력 계열사가 에너지와 발전 플랜트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직항로가 뚫린 이후 교류가 점차 확대되는 케냐의 경우 최근 북부지역 석유시추 성공 후 천연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좋은 직장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질적인 문화와 환경에서 새로운 일자리 개척을 위해서는 우리 민족 특유의 성실성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일하는 만큼 영어와 자신의 분야에 대한 능력만 있다면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 오히려 국내에서 부딪힐 수 있는 학력과 외모, 지역 등의 장벽 없이 도전할 수 있는 만큼 젊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전처럼 아는 사람의 소개나 인맥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연수과정과 해외취업정보망인 ‘월드잡’(www.worldjob.or.kr)을 통한 취업알선 등 다양한 길이 있다. 이달 23일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으로 중동,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중국 등을 망라하는 해외취업 박람회가 열린다. 우리 인력을 원하는 현지 기업들이 직접 채용하러 오는 자리다. 손을 뻗으면 열릴 해외취업의 문들이 노크를 기다리고 있다.

1960, 1970년대 젊었던 우리 선배들은 머나먼 독일과 이글거리는 사막으로 뛰어들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 해외로 성큼 발을 내딛는 우리 젊은 인재들의 땀방울이 취업난 해소의 한 방편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를 더 튼튼하게 하고, 나아가 세계경제 회복을 주도하는 건강한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

송영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세계경제#취업난#인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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