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전미림]“가정폭력은 사회적 범죄”… 엄하게 다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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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친구의 눈 부위에 멍이 시퍼렇게 들어 있었다. 친구는 남편에게 맞아 그렇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우리 사회에 가정폭력으로 신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당장 가까운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정폭력은 범죄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

친구 가정의 폭력은 꽤 오래된 듯했다. 처음에는 가장으로서의 압박감 때문에 술을 먹고 폭력을 행사하려니 생각했다고 친구는 말했다. 직장일이 잘 풀리면 다시 오순도순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고 했다. 하지만 구타의 강도와 빈도는 갈수록 심해졌고, 계속되는 폭행으로 몸은 만신창이가 돼 바깥출입도 꺼리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자녀들만 바라보며 참았던 친구는 앞일이 막막하다고 했다.

친구의 자존감 향상을 돕는 게 필요해 보였다. 엄마가 당하는 가정폭력을 보며 역시나 고통을 안고 있는 자녀들의 심리적 안정을 찾아주는 것도 절실해 보였다. 가정폭력을 보고 겪은 자녀들에게는 폭력성이 학습된다고 한다. 자녀들은 우리의 미래이기에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책임이 있을 때 가능한 문제다. 그런데 아직까지 가정폭력을 집안 내 문제로만 여기는 분위기가 안타깝다. 가정폭력은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까지 병들게 한다.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간과하거나 외면하는 사회 풍토부터 고쳐야 할 것 같다. 경찰이 가정폭력을 사회적 범죄로 규정하고 피해자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한다.

전미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장상동
#가정폭력#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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