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을 1년 앞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선거에 관계없이 할 일은 하고 부당하게 공격당하면 반드시 해명할 것”이라고 강조해 국민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주자였던 이명박(MB) 대통령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것은 ‘남은 임기에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오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하는 이 대통령에게 당부하는 바도 흐트러진 국정을 바로잡고 민생에 전념하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굳건히 하는 것을 ‘이명박의 가치’로 만들 것을 제안하고 싶다. 자칫 이 대통령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선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정치는 연애와 같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대통령이 원하는 국정 마무리도 어렵다. 지난 4년 못지않게 중요한 남은 1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통령은 상처 받은 국민의 마음부터 풀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내곡동 사저(私邸) 문제,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처가 사람들이 관련된 친인척 비리, ‘고소영’으로 집약되는 편중 인사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시정하기 바란다. 지난번 신년 연설 때처럼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게 아니라 취임 초부터 제기됐던 문제들을 진작 바로잡지 못한 잘못부터 치열하게 반성해야 한다. 스스로 친인척과 측근의 잘못을 벌하겠다는 결연함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선거 정국을 맞아 여야 정치권의 과열로 빚어지는 포퓰리즘을 막을 결심을 밝힌다고 한다. 대통령이 공인의식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이 대통령이 정말 사심 없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구나”라고 믿을 수 있다.
임기 마지막 해에 만기친람(萬機親覽)을 할 수는 없다. 선택과 집중은 치밀하고 정교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좌파 그룹에서 인기가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2007년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시켰다. 이 대통령은 설령 지지도가 추락하더라도 포퓰리즘과 타락 선거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결기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포퓰리즘 법률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단호한 모습도 보일 필요가 있다. 참모진도 대통령의 가치를 구현하는 전사(戰士)가 된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임기 1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남은 1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