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임종필]겨울철 식중독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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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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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근 대형마트에서 유통되는 일부 김치류에서 식중독의 원인균이 검출되고, 9월 말까지 경기도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벌인 학교 급식소 위생점검에서 46.1%인 877개교가 위생관리를 소홀히 해서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허술한 위생관리는 겨울철에도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식중독은 식품이나 물의 섭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원인으로는 세균이나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 독소, 바이러스, 기생충 또는 자연에 존재하거나 인공적인 독성 물질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성이다.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또는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바실러스균에 의한 독소가 흔하다. 바이러스로는 노로바이러스가 흔한 원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자료에 따르면 식중독의 50% 이상이 6월에서 9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증가하면서 겨울철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집단급식을 하는 학교나 기업체는 겨울철에도 병원성 대장균이나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을 가지고 있다.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구역감, 구토,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동반하며 일부에서는 발열이나 오한과 같은 전신적인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의 종류, 중증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색포도상구균 독소 때문에 생기는 식중독은 식품 섭취 후 6시간 이내에 구토나 설사를 동반하게 되고, 병원성 대장균은 16시간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서 혈성 설사를 유발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대개 음식물 섭취 후 24∼48시간이 지나서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와 같은 경미한 장염 증세를 나타내며 대개 2, 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아나 노인은 구토나 설사로 탈수가 심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한 병독성이 강한 원인균에 의해 발생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서 발생한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돼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겨울철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인 노로바이러스는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이 가능한데 영하 20도의 조건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다. 또한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성이 있으며, 소량을 섭취해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의 경우 적절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영양성분 등의 조건만 갖추어지면 증식이 가능하므로 겨울철이라도 비위생적인 조리자나 환경에서 식품이 다루어지는 경우 언제든지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을 가지고 있다.

식중독은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건강한 성인은 대증적인 치료가 주된 치료이며, 일부 세균성 식중독에 대해서는 항생제 치료를 통해 증상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소아나 노인은 심한 구토나 설사로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탈수를 막기 위해 적절한 수분 공급이 필요하다. 식중독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음식물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서 먹고 물은 끓여 마셔야 한다. 식재료나 조리된 음식물은 겨울철이라도 원인균이 증식할 수 없도록 냉장 또는 온장 보관해야 한다. 열로 조리한 음식물이라도 피부에 있는 세균에 의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식품을 다루는 조리자는 철저한 위생관념을 가지고 손 씻기 원칙을 지키고 맨손으로 음식물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 집단 식중독을 막으려면 집단급식소나 음식점에서 식품과 개인 그리고 주방 위생관리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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