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최청일]생물권 보전과 ‘드레스덴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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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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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청일 유네스코 MAB 국제조정이사회 의장
최청일 유네스코 MAB 국제조정이사회 의장
올해는 유네스코 생태·지구과학국의 인간과 생물권계획(MAB)이 설립된 지 40년 되는 해다. 생물권은 지(地)·수(水)·대기권의 환경과 이곳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의 범위를 의미한다. MAB는 생물권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에 있어 인간의 역할을 고려하여 설립된 정부 간 과학프로그램이다. MAB는 40년 동안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의 기능을 보전하면서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 방법들을 모색해 왔으며, 생물권보전지역(생보역)을 지정·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생물권의 보전 및 개발, 지원을 위해 용도구역을 지정 관리하며, 그 용도에 따라 인간이 다양하게 이용하도록 한다.

MAB는 생물권 내 자원의 합리적인 보전과 이용의 기초를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함께 적용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개발하고,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토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의 인간 행위가 미래 세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예견함으로써 생물권의 자연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 함양을 포함한다. MAB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세계 생보역의 네트워크가 구축돼 상호협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생보역은 현재 114개 회원국에서 580개 지역이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설악 제주섬 신안다도해 광릉숲 등 4개 지역과 북한의 백두산 구월산 묘향산 등 3개 지역이 지정돼 있다.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지구의 환경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이 기후 변화다. 그동안 생보역은 생태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여건 변화 속에서도 자연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면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실험실이 돼 왔다. 6월 말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제23차 MAB 국제조정이사회는 MAB 40주년 기념행사의 주제를 ‘생명과 미래: 생보역과 기후 변화’로 정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 후 ‘드레스덴선언’을 채택하였다. 이는 MAB가 지금까지 생보역을 연구, 모니터링, 교육과 효율적인 관리, 지속가능한 이용과 방법을 모색해 왔고 그 역할이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건전한 지구를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드레스덴선언은 생보역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 변화를 완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을 보다 중점적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선언문에는 회원국 차원에서 생보역을 위한 법적 행정적 지원을 명시하고 있으며,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의 보전과 함께 사회 개발의 통합적 차원에서 기후 변화 완화와 적응을 구사할 수 있는 경제 기구·체제·활동을 지원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또한 생보역 관리계획 수립에 지역민의 적극 참여를 권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학습장으로 그리고 생물 다양성 보전이 생태계 서비스의 흐름을 유지하고 새로운 경제적 이윤 창출을 지원하며, 이를 위한 기후 친화적 경제활동의 진작을 도모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유네스코에서는 유엔 회원국 정부 간 프로그램 및 기타 과학, 사회, 교육, 문화 관련 기구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토록 지원하며, 회원국 내에서 보다 많은 새로운 생보역, 특히 접경지역 생보역을 지정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드레스덴선언은 추후 유네스코 총회에서 인준돼 MAB 활동의 지침이 될 것이다. 한반도에는 7개의 생보역이 지정되어 있으며, 앞으로 비무장지대(DMZ) 일부가 생보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자연환경도 생보역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면서 MAB 원칙에 따르는 보전, 지속 가능한 발전과 개발이 함께 이루어지는 확실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청일 유네스코 MAB 국제조정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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