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또 도발하면 김정일 정권 타격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김정일 정권은 밖에서 밀려오는 민주화 물결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어제 판문점 대표부와 남북 장성급회담 단장을 동원한 대남(對南) 협박도 그런 몸부림일 것이다. 북한 내부에서도 “국제적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니 북한 주민은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라”는 내용의 전단(삐라)이 뿌려졌다고 한다. 김정일 부자는 30년 독재자 무바라크가 몰락하고 42년 독재자 카다피가 국제사회의 공적(公敵)이 되는 것을 보며 공포감을 느낄 것이다. 김정일 정권의 남한 협박은 독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발악이라고 봐야 한다.

북한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를 앞두고 ‘전면전’ ‘서울 불바다’ 같은 섬뜩한 위협을 쏟아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주 국회에서 “키리졸브 훈련 전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북이 도발 빌미를 만들려는 술책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우리 군은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을 제대로 응징하지 못했다. 북한이 걸핏하면 남한을 협박하는 배경에는 우리 군이 우습게 보인 탓도 있다. 군은 다음 달 2일로 100일이 되는 연평도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김정일 정권을 철저하게 응징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북한이 도발하면 저들의 공격수단이 배치된 장소인 원점(原點)을 타격해 도발의지를 꺾어야 한다. 원점 공격은 가해자를 직접 응징한다는 차원에서 군사적 심리적 효과가 크다.

우리 군은 이달 초부터 북한 주민에게 일회용 밥과 라디오 등 생활용품을 대형 풍선에 실어 살포하고 있다. 대북 심리전(戰)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북한에 전단을 날려 보내고 생필품을 살포하는 것은 북한 주민의 알 권리와 생존권을 보호하는 인권활동이다. 이에 북한이 펄펄 뛰는 것은 대북 심리전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반증(反證)이다. 북한의 협박에 밀려 심리전을 중단하면 비겁하다. 군은 조금도 흔들리지 말고 북한 주민에게 세계의 흐름과 김정일 독재정권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

군은 생필품을 보내면서 북이 “독극물이 들어 있다”고 역선전을 할 경우에 대비해 “먹어도 안전합니다. 의심스러우면 가축에게 먼저 먹여보고 드셔도 됩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대북 심리전의 효과를 최대로 높이려면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북전단을 날려 보내는 탈북자 단체와 인권단체도 심리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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