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천구]‘자원개발 전쟁’ 정부가 앞장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강천구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강천구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파나마 광업법이 최근 개정돼 한국이 세계 15위 규모의 대형 구리 광산인 코브레 광산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9년 10월 LS니꼬동제련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광산 지분 20%에 대해 옵션 계약을 했다. 국내에서는 리스크가 크고 무모한 투자라고들 했지만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회한다는 신념 아래 투자를 결정했다. 1963년 제정된 파나마 광업법은 외국 정부 관련 기관의 파나마 광산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금지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광업법 개정을 전제로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사정을 보고받은 뒤 지난해 6월 파나마 방문을 결정하고 파나마 광업법 개정을 정상회담 의제로 올렸다. 같은 해 10월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이 한국을 찾았을 때도 이 대통령은 광업법 개정을 통한 외자 유치는 파나마의 세수 확대, 고용 창출, 지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재차 요구한 끝에 개정을 약속받았다.

광업법 개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광산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야당과 원주민, 환경보호론자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으나 마르티넬리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에 힘입어 이달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파나마 정부는 광업법 개정 직후 한국 컨소시엄의 코브레 광산 개발 참여를 즉각 승인했고 광산 사용과 관련된 세금도 최소 세율을 적용해 주기로 했다.

세계 여러 나라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코브레 구리 광산은 추정 매장량이 22억 t인 대형 광산이다. 생산 규모는 연간(금속량 기준) 26만 t으로 대략 30년 동안 채굴할 수 있다. 광산 개발이 끝나면 국내 구리 수요인 연간 104만 t(2010년 기준)의 약 5%에 해당하는 5만 t(금액 기준 50억 달러)씩 향후 30년 동안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구리 가격은 2009년 이후 94% 이상 급등했으나 우리 기업의 자주개발 실적은 여전히 저조하다. 이번 코브레 광산사업 성공으로 구리 자주개발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브레 광산 개발에는 2015년 본격 생산 때까지 총 50억 달러가 투입된다. 또 건설기간 직간접 고용 인력은 1만4700명으로 현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한국 역시 기술진을 파견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자원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우리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 진출에 장애가 되는 외국의 법과 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정상회담 등에서 자원 협력 부문을 의제로 넣어 다루어 줬으면 한다.

강천구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