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확성기 심리전’ 펴고, 도발하면 몇 배 응징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4일 03시 00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올해 10월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즉각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시행하고 대북(對北) 전단을 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연평도 도발을 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우리 군은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연평도 포격 당일에 군은 준비된 전단 가운데 일부인 40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 심리전을 하는 시늉만 했다. 대북 심리전 재개는 천안함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군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김 장관은 거짓말을 한 셈이다.

탈북자 이민복 씨는 올해 11월 이후에만 네 차례에 걸쳐 1000만 장의 전단을 비닐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보냈다. 전단에는 3대 세습을 비롯해 김정일 정권의 죄상을 고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전단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진실 폭탄’이다. 북한은 주민들이 남북의 실상을 비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남선전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동원해 올 들어 34차례나 이 씨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국방부가 이 씨의 투쟁을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일 집단은 우리가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 전방에 배치된 북한군이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을 몹시 두려워한다. 그래서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확성기를 조준해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며 실제 훈련까지 하고 있다. 우리 군이 확성기 방송을 끝내 포기하면 북의 위협에 굴복한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심리전의 기본 원칙은 재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취임하는 대로 확성기 방송을 시작해야 한다. 북의 확성기 공격은 또 다른 도발이다. 북이 우리 영토에 설치된 확성기를 공격하면 몇 배로 응징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 이후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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