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박성원]野政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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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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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 정책책임자들이 모여 입법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당정협의라고 한다. 부처 간 협의가 끝난 정책을 국회에서 논의하기 전에 행정부와 여당 간에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회의다. 국무총리 훈령에 따르면 정부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도 당정협의를 할 수 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 이후처럼 여당이 존재하지 않는 예외적 시기를 제외하면 당정협의는 정부 여당 사이에 열리는 것이 관행으로 돼 있다.

▷정부와 민주당이 다음 달 1일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당정협의를 갖는다. 12일 여권의 당정청 회의에서 정부가 야당과도 쟁점 법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 데 이어 민주당도 정부 측에 협의를 제안해 성사됐다. 정부와 야당 간 ‘야(野) 정(政) 협의’가 국정현안에 대한 상호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소통의 장(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야당은 국회에서의 질문, 답변으로는 들을 수 없었던 정부의 속내도 들어보고, 정부로선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야당의 불필요한 시비 요인을 사전에 걸러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가 좋다 해서 결과까지 선(善)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 정책위와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이번 당정협의에서는 여야 간 불이 붙은 서민정책 경쟁을 감안할 때 선심성 예산 요구가 뜨거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4대강 예산을 삭감해야 수해복구비를 비롯해 친서민 예산이 확보된다는 식의 논리로 4대강 살리기 사업 저지에 올인(다걸기)할 태세다. 정부가 야당과 당정협의에서 무책임한 정치 공방과 포퓰리즘에 끌려다니다 보면 나라 예산은 누더기가 되고 국정현안이 국회로 가기도 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정부는 민주당도 국정 동반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진정성을 갖고 성실한 협의를 준비할 책무가 있다. 그렇다 해도 정부와 한나라당이 혹여 당정협의를 통해 야당과 국정책임을 나눠 질 수 있다거나 야당에 정책실패 책임을 떠넘길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임기 동안 국정을 수행한다. 국민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선거에서 집권세력의 재신임 여부를 판정한다. 이것이 현대 민주국가를 지배하는 책임정치 원리다. 국정 책임은 어디까지나 정부, 여당이 무한대로 질 수밖에 없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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