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 썩은 지자체 人事비리, 전면 수술하라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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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인사비리가 더 심각한 곳은 지방이다. 채용은 물론이고 승진과 보직에 이르기까지 3박자 인사비리가 만연해 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는 약과로 보일 정도다. 서울에 비해 혈연 학연 등 각종 연이 작용할 개연성이 훨씬 높고 감시의 직분을 맡은 사람들도 한통속이 되기 쉽다.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자의적 권한 행사나 선거에 따른 줄 세우기 관행도 인사비리 양산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성남문화재단을 비롯해 경기 성남시 산하 출자기관들에는 전·현직 시장과 구청장, 시의원 등의 자녀나 친인척 20여 명이 특채됐다고 한다. 경기 부천과 광주 시설관리공단에도 전 시의원 자녀나 전 시장 사위 등 20여 명이 공채 또는 특채로 입사했다. 누가 보더라도 공정하지 못한 처사다. 서울 강북구 도시관리공단에는 이사장의 조카, 강원 철원군에는 군수의 딸, 부산 사하구에는 구청 국장의 딸이 근무하고 있다. 인천 송도테크노파크와 전남 나주시, 광주시 서울홍보실처럼 기관 책임자의 지인이나 전·현직 정치인의 자녀들을 채용한 곳도 많다.

지자체나 그 산하기관들의 경우 경력직이나 전문직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대부분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채용한다. 불공정이 끼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채용 비리가 감사원에 의해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다.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임의로 채점표를 작성하거나 토익과 한글워드 자격증이 없는데도 이 분야에 점수를 주는 부정한 방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승진이나 보직과 관련한 지자체장들의 매관매직(賣官賣職)과 인사 전횡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매관매직이 선거비용을 뽑는 수단으로 전락해 5급 행정직은 5000만 원, 5급 기술직은 1억5000만 원에 거래된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인사위원회는 있으나마나다. 내부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담당자들이 오히려 비리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개탄스러운 실정이다. 선거 때 도움을 준 측근이나 공무원들을 챙기려는 불공정 인사도 비일비재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방 공무원의 64%가 줄을 잘 서면 승진에 유리하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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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비리는 연줄 없는 사람들의 취직과 승진 기회를 가로채는 심각한 탈법 불법 편법행위다. 이런 행태가 만연하다 보면 지방자치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것이다. 행정적 사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지방의 인사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래야 공정한 나라로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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