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대북관(對北觀)에 대한 집중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0일 의원총회에서 “김 내정자는 대북문제에 대해 지극히 골통보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게 들여다볼 것은 다 들여다보고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록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민주당의 시각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김 총리 후보자는 작년 6월 민족통일전국대회 축사에서 “지난 10년간 통일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폭탄뿐이다. 북한 체제의 근본적 태도를 변화시키는 게 올바른 통일정책”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현충일 추념사에서는 “친북은 진보이고 나라 수호는 보수골통인가. 기가 찬다”고 개탄했다. 남북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적인 발언이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관과도 일맥상통한다.
과거 10년간 민주당 정권은 ‘햇볕정책’이란 미명하에 북을 위하고, 편들고, 대북 퍼주기로 일관했다. 그 대가는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 대남(對南) 도발이었다. 천안함 격침으로 우리 병사 46명의 목숨까지 앗아갔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반성은커녕 자신의 대북정책을 정당화하기에 바쁘다. 민주당은 국회의 천안함 규탄 결의안 채택에 ‘북의 소행임을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북한인권법안에는 ‘북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한다.
친북(親北) 종북(從北) 숭북(崇北)이 뒤범벅된 게 제1야당의 정체성인지 혼란스럽다. 김 후보자의 대북관을 ‘골통보수’라고 낙인찍는다면 민주당의 대북관이야말로 ‘수구좌파(守舊左派)’ ‘골통좌파’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