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배출한 박사학위 취득자가 1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고용동향(2월 말 기준)을 보면 만 15∼29세 청년실업률이 10.0%로 2000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고학력 실업자 시대를 맞은 것이다. 청년층의 취업행태는 최근 급격히 바뀌었다. 4년 동안 대학을 다닌 뒤 취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해외 어학연수 등을 이유로 졸업시기를 늦춘다. 젊은이들은 이 과정에서 아까운 청춘을 취업준비로 낭비한다. 학부모는 자녀 교육비 부담으로 경제적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왜곡된 취업행태를 바꿔야 한다. 고교를 졸업한 뒤 취업전선에 나서는 청년이 늘어나야 한다. 또 대학과정을 되도록이면 빨리 끝낸 뒤 취업현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대기업 등 번듯한 직장만 찾으면 곤란하다. 중소기업에도 희망은 얼마든지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중소기업에 가보면 영역이 넓어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더 많다. 먼저 중소기업에 가서 열심히 일하며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가지고 또 다른 기업에 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현장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기계발을 위해 대학(2년제 포함)이나 대학원(석·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근로학생에게 1인당 최고 2000만 원까지 학자금을 대부한다. 지난해에는 2만9000여 명(990억 원)이 학자금 대부 혜택을 받았다.
직장에서 일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신설되는 유망 국가자격증에 도전해 보는 방법도 좋다. 노동부는 올해 2월 발표한 제2차 국가기술자격제도발전기본계획을 통해 녹색기술시대를 선도할 19개의 녹색(Green)자격증을 신설키로 했다. 녹색 자격증을 미리 취득해 둔다면 남보다 앞설 수 있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학력보다 기술 하나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 현장형 인재도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통상 16번째다. 주인공은 대부분 고교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다. 취업에 대해 고민한다면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견실한 중소기업을 찾아보라. 막막하게만 보였던 취업의 문이 크게 보일 것이다. 배운 뒤 일하는 시대가 아니라 일하면서 배우는 시대임을 청년들이 인식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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