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이재진/공무원 단협내용 ‘고용주 국민’에 공개는 당연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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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노조 간 부당한 단체협약 체결을 방지하기 위해 내용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10일자 A1면) 사실 그동안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근무 시간에 노조활동을 하거나 노조 전임자에게도 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탈법행위를 눈감아줌으로써 또 다른 일탈행위마저 부추긴 측면이 있었다. 단협 내용 공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국민이 세금을 납부하고 공무원에게 월급을 주는 고용주라는 측면에서 공무원의 활동 내용을 알아야 할 권리는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위 공직자의 재산과 병역, 납세 내용까지 공개하지 않는가. 공무원의 사생활까지 국민에게 밝히는 마당에 공무원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체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조치는 당연하다.

공무원의 단협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다 보니 이들이 여러 노조를 통합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자 권익 보호라는 본분은 잊은 채 정치투쟁에만 몰입하는 민주노총에 가입해도 국민이 어떤 대응을 할 수 없었다. 정치적인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이 정치투쟁단체에 가입했는데 이런 행동이 단협 위반인지 알 수 없었다. 신문에 소개되는 국가공무원법 조항을 갖고 불법 여부를 추정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물론 공무원도 노동자로서 노조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할 권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가장 기본책무인 정치적 중립 의무마저 저버린다면 고용주인 국민의 신뢰를 상실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공무원 단협 내용 공개가 한국 노동운동의 선진화에 하나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이재진 서울 서초구 서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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