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폭력시위가 망친 하이 서울

  • 입력 2009년 5월 4일 17시 20분


◆동아논평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폭력시위가 망친 하이 서울'. 김순덕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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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는 5월의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들,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구경하려고 도심까지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습니다. 야간조명이 화려하게 켜진 서울광장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만큼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오후 8시쯤 난데없이 1000여명의 불법 시위대가 서울광장으로 쳐들어왔습니다. 일부는 무대위로 뛰어올라가 식전 행사를 방해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꽃 장식을 뜯어냈습니다. 결국 서울시가 작년 11월부터 25억원의 예산을 들여 준비해온 시민축제는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시위를 주도한 좌파 시민단체들은 경찰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하고 1년 전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려던 문화제를 경찰이 원천 봉쇄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폭력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집회를 불허한 것은 사실입니다. 법이 허용하지 않는 야간 옥외 집회에 해당하기 때문이죠. 민주노총은 지난달 경찰과 '평화시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도 노동절이었던 1일 도심을 누비며 폭력시위를 벌였습니다. 어제도 시위대는 경찰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한테 돌을 던지는 등 불법 폭력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촛불'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5월 2일을 이명박 정권 심판의 날로 만들겠다"는 선언했듯이, 이들이 말하는 '촛불 정신'이란 합법적 선거를 통해 출범한 정권을 타도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년 전 촛불 시위의 기폭제가 됐던 MBC 'PD수첩'은 대부분 허위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광우병 소'라며 보여줬던 소는 광우병 걸린 소가 아니었고, '인간광우병으로 죽었다'던 미국여성의 사인도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시 여중생들을 비롯한 적지 않은 시민들이 거짓말 방송에 속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실망해서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거리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순 없습니다. 경찰을 폭행하는 나라 역시 정상적 국가는 아닙니다.

국민들은 좌파 시위대의 정체를 똑똑히 알게 됐습니다. 이제 공은 정부에 넘어갔습니다. 불법 폭력 시위에 언제까지 휘둘릴 것인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우리나라의 명운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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