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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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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두 나라의 지도자는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수십 년에 걸친 긴장 관계를 끝내고 경제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연 400억 달러(약 38조 원)인 양국 간 교역 규모를 2010년까지 600억 달러로 늘리고 특혜무역협정(PTA)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5년 중국과 인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한 뒤 양국 간 교역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당시 양국은 2008년까지 교역 규모를 2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 목표는 2006년 이미 달성됐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 협력 강화와 함께 2005년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전 세계 무역의 지형을 바꿔 놓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먼저 긍정적인 부분은 중국-인도 간 교역 증가로 아시아 경제 전체가 활성화되고 중남미에서 수입하는 원유와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중국에 원자재 수출을 늘리고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 등에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중국이 중남미 국가로부터 원자재를 대규모로 구입함으로써 최근 5년간 중남미 국가들은 연평균 5%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더욱이 아시아 경제의 꾸준한 성장은 중남미 국가들의 관점에서는 잠재적인 비원자재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아시아의 외교관들은 설명한다.
아르헨티나 주재 인도대사인 R 비스와나탄 씨는 “미국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남미 국가들에 필요한 것은 신흥 시장”이라며 “중국-인도 간 경제 협력은 중국과 인도, 중남미 국가들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는 중국-인도 간 경제 협력으로 인해 결국 중남미 국가들은 두 나라에 공산품을 수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중국은 제조업 분야가 강하고 인도는 정보기술(IT)이 뛰어나 양국 경제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안토니 에스테바데오르달 미주개발은행 수석연구원은 “중남미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려 하지만 중국-인도 경제 협력 강화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인도는 중국 시장에서 중남미 국가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컨설팅기업 부즈앨런해밀턴의 연구원이자 ‘중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관계’의 저자인 에번 엘리스 씨는 중남미 국가들이 인도와의 협력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인도는 중남미와 함께 미국 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남미 국가의 기술 및 제조업 분야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중남미로서는 미국 시장과의 근접성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내 생각이 틀렸기를 바라지만 아시아의 경제 통합으로 중남미 국가들은 공산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엘리스 씨가 지적한 대로 중남미 국가들로서는 인도의 IT업체 및 제조업체들과 협력해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에 수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아시아에서는 중국보다 인도가 중남미 국가들에 가장 매력적인 협력 국가가 될 것이다.
안드레스 오펜하이머 마이애미헤럴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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