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센 덴마크 총리 “시장 닫으면 국가경제가 고통받아”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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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열면 국민이 이익을 얻고, 시장을 닫으면 국가 경제가 고통을 받습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사진) 덴마크 총리가 22일 한국을 찾았다. 역대 덴마크 총리 가운데 세 번째다. 바이오산업 교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유산균 전문 바이오벤처 ‘쎌바이오텍’을 찾은 라스무센 총리를 이한(離韓) 하루 전인 24일 만났다.

덴마크는 대표적인 낙농업 강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으로 한국에서도 핫이슈로 떠오른 ‘농업 경쟁력’에 대해 물었다.

라스무센 총리는 “덴마크의 유(乳)제품이 명성을 얻은 것은 안전성과 우수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덴마크는 낙농업을 토대로 첨단 생명과학 산업을 발전시켰다. 덴마크 북부와 스웨덴 남부에 걸쳐 있는 ‘메디콘 밸리’는 180여 개의 의학 및 제약 바이오기업이 몰려 있는 생명과학 업계의 실리콘 밸리”라고 소개했다.

덴마크는 높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쟁력이 세계 상위권이다. 인구 545만 명에 국토 면적도 남한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만3000km² 정도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5000달러(2005년)에 이르는 강소국(强小國)이다.

이에 대해 라스무센 총리는 “덴마크 경쟁력의 원천은 높은 품질”이라며 “기업들은 기술과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가격이 높아도 소비자들이 그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만한 제품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 라스무센 총리의 설명이다.

‘방 앤드 올루프센’ 오디오나 ‘로열 코펜하겐’ 도자기 등은 대표적인 고품질 고가격의 덴마크 브랜드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 환경과 관련해 그는 “한국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나라”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든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라스무센 총리는 “시장을 열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지만 시장을 닫으면 성장률 저하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고통받게 된다는 게 역사에서 배운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중도우파 자유당 출신인 라스무센 총리는 2001년 총선에서 1929년 이후 줄곧 다수당이었던 사회민주당을 누르고 집권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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