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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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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김서원(金西遠·48)씨의 네 가족은 새해 첫날 새벽 함께 집을 나섰다. 김씨의 고향인 경북 영주까지 걸어가기 위해서다. 김씨가 ‘가정의 단결’을 위해 영주까지 300㎞를 걸어가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부인 이순덕(李順德·46·초등교사)씨와 큰아들 경우(19·고3), 차남 민우군(17·고1)이 흔쾌히 따라 나선 것.
“하루 30㎞가량을 걸었습니다. 늘 집에서 함께 지내다 넷이 한몸처럼 걷다보니 부모자식으로 맺어진 가족의 의미도 다시 생각해보고…. 눈보라치는 고갯길을 넘어갈 때는 서로 손을 잡고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경기 이천∼장호원∼충북 충주∼단양∼경북 풍기를 거쳐 고향인 영주시 문수면 월호3리에 도착한 것은 10일 밤. 고향에 사는 친척들이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고 이들을 맞았다. 큰아들 경우군은 “늘 차를 타고 다니다 처음으로 아버지 고향까지 걸어가 보니 우리나라가 너무 아름다웠다”며 뿌듯해했다.
김씨 가족은 내년에는 외국을 함께 걸어볼 계획이다.
부인 이씨는 “2월1일 개학하면 학생들에게 이번 경험을 들려줄 생각”이라며 “함께 고생해서인지 가족이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영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