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떠나며 유물 100여점 기증

  • 입력 2002년 1월 15일 17시 59분


15일 이임식을 마친 후 공로연수에 들어가 사실상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김재종씨(60·전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장)가 각종 유물 100여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올 6월 정년 퇴직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해 11월14일 김씨로부터 ‘유물을 기증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으며 바로 다음날 승합차에 실어 유물 100여점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씨가 기증한 유물은 신사임당이 그린 것으로 알려진 ‘포도도(葡萄圖)’ 8폭 병풍을 비롯해 서화 37점, 도자기류 50점, 물소뿔 비녀 등이다.

특히 구한말 왕실 화가였던 이당 김은호(以堂 金殷鎬) 선생이 ‘부드럽고 단아함이 유동하니 진실로 신사임당의 필치다’고 평가한 포도도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의 유물은 올 4월말 박물관 개관에 맞춰 전시되며 전시실 입구에는 김씨의 기념 동판이 세워진다는 것.

김씨는 평소 낚시를 즐겨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종 유물을 수집해 왔다.

김씨는 “자녀에게 유물을 물려주더라도 그 가치를 알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라며 “마치 자식을 멀리 떠나보내는 것 같아 허전하지만 서울 시민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공직을 마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승철기자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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