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최윤식씨 “페달 밟으면 몸도 건강… 돈도 절약”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41분


“너무 편리해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경주 일대를 다녀보면 말을 타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버스나 오토바이는 절대로 이런 기분을 줄 수 없어요. 운동에도 그만이고요.”

경북 경주시 내남면 이조리에서 농사를 짓는 최윤식(崔潤植·71)씨에게 자전거는 말(馬)이나 마찬가지다. 신라 말기의 학자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선생의 후손이 모여 사는 이 마을에서 최씨는 60년 동안 자전거를 애용해왔다.

지금까지 자전거로 달린 거리는 무려 40만㎞가 넘지만 한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 최씨는 자랑했다.

그동안 바꾼 자전거는 모두 3대. 워낙 관리를 잘해 한번 구입한 자전거는 부품이 나오지 않아 탈 수 없을 때까지 사용한다. 지금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20년 전 구입한 삼천리 자전거지만 아직도 멀쩡하다.

요즘도 하루에 20∼30㎞ 달리는 것은 기본. 40대에는 경주에서 대구 부산까지도 수시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자전거도 기어 없는 것만 고집한다. 체인 자전거가 오르막 내리막길에 가장 적당하고 타는 멋을 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

최씨가 5대째 살고 있는 집은 ‘미니 박물관’이다. 30년 넘은 자전거에서부터 50년 이상된 장독과 맷돌 등이 집안 곳곳에 널려 있다. 15세 때 구입한 나무 밥상과 숟가락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을 정도.

반찬은 세 가지만 상에 올리고 음식은 절대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최씨의 부인 권오교(權五巧·71) 할머니는 구입한 지 50년 된 재봉틀로 지금도 옷을 고쳐 입고 있다.

검소하고 맑은 생활 덕분일까. 최씨 부부는 94세 노모를 모시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한학에 밝은 최씨는 요즘 세태에 대해 “물질을 탐하는 고관대작이 나라에 많아 백성을 선량하게 이끌어 줄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탄했다.

<경주〓이권효기자>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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