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독신녀 이웃사랑]신장 떼어주고…배필 찾아주고…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베푸는 삶, 아름다운 결실.’

혼자 사는 40대 여성이 20대 여성에게 자신의 신장을 떼어줘 새 삶을 찾아준 데 이어 결혼까지 성사시켜 화제다.

97년초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부산지역본부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박용순씨(44·부산 북구 구포동)는 그 해 6월10일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이성덕씨(29·여·부산 사상구 모라동)를 소개받았다.

박씨와 이씨는 열흘 뒤 부산의 고신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경과가 좋아 두 사람은 금세 건강을 회복했고 함께 등산과 쇼핑을 다닐 정도로 친해졌다.

박씨는 이씨가 건강을 되찾았으나 남자를 사귀지 못하자 지난해 12월 이웃에 사는 공모씨(30·회사원)를 소개했다. 이씨와 공씨는 서로 첫눈에 반해 5개월간의 열애 끝에 5일 오후 1시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이씨는 “언니 덕분에 새 생명과 남편을 동시에 얻었다”며 “앞으로 남편과 함께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또 박씨는 “성덕이가 결혼 후 아들 딸을 낳고 잘 살 수 있도록 옆에서 계속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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