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前대통령 석방, 활동 재개…중남미 핑크 타이드 부활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0일 2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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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내가 돌아왔다.”

‘남미 좌파의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74)이 8일 석방됐다. 지난해 4월 부패 혐의로 수감된 지 1년 7개월 만. 룰라 전 대통령은 석방 다음날인 9일 자이로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반격을 하며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다시 좌파 정권이 집권한데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의 활동 재개로 중남미에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 정권 물결)가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주에서 열린 철강노조 행사에 참석해 수백 명의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빨간 티셔츠를 입은 그는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2022년에는 보우소나루가 두려워하는 이른바 ‘좌파’가 극우를 이길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룰라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범죄자에게 타협의 여지를 주지말자”며 “악당에게 탄약을 주지 말아라. 그는 잠시 자유를 얻었을 뿐 유죄 투성이다”라고 말했다.

현행 브라질법상 부패 의혹을 받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2025년까지 대선에 출마할 수 없으나 그의 석방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좌파진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몇 년간 우파 정권이 집권하며 핑크 타이드의 퇴조를 보인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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