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베이스볼] ‘밤샘 연구도 OK’ 한화 최재훈이 말하는 ‘좋은 포수’

강산 기자 입력 2017-04-25 05:30수정 2017-04-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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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화 주전포수는 최재훈이다. 두산 신성현과 1대1 맞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팀의 2연속 위닝시리즈를 이끌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밤샘 연구도 마다하지 않는 특유의 성실함에 구단 내부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최재훈은 좋은 포수입니다. 레귤러(주전)로서 기대하는 부분이 큽니다.”

17일 최재훈(28·한화)과 신성현(27·두산)의 1대1 맞트레이드가 발표된 직후 한화 박종훈 단장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 구단은 최재훈을 단순히 안방의 약점을 메울 카드로만 보지 않았다. 201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신경현(현 배터리코치) 이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다는 현실도 고려했다. ‘한화의 주전 포수는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실종된 상황에서 1군 경험을 쌓은 데다 병역 의무까지 마친 20대 포수의 가치는 대단히 높았다. 박 단장이 200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 후 2012시즌부터 주로 백업으로 나선 포수를 두고 ‘레귤러’를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라운드에서 포수는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중심이자, 유일하게 8명의 수비수를 마주보는 존재다.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승부처에서 패스트볼과 송구 실책 등 포수의 실수는 팀 분위기와 직결된다. 일본프로야구(NPB) 명포수 출신 사토자키 도모야가 1003경기에서 저지른 패스트볼이 19개에 불과한 것을 두고 “내 자리에서 포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라고 한 것도 포수의 책임감을 보여준 한 단면이다. 그런 점에 미뤄보면, 최재훈은 책임감에 있어선 소위 ‘만점짜리’ 포수다. 성실한 자세로 끊임없이 연구하는 데다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가다. 한화 이적 후 6경기에 모두 선발출장해 2연속 위닝시리즈(4승2패)를 이끌며 이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좋은 포수’ 최재훈을 만났다.

한화 최재훈. 스포츠동아DB

● 트레이드는 엄청난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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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이다. 6경기 뛰면서 느낀 한화의 분위기는 어떤가.


“경기에 자주 나간다는 자체로 기분이 좋고 영광이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선배님들도 잘해주시고, 그라운드에서 뛸 때도 항상 이길 것 같은 기분이다. 팀이 하나로 뭉쳤다는 느낌이 든다.”

-두산 시절 성실함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많은 기회가 돌아오지 않아 아쉬움이 컸겠다.

“맞다. 항상 백업이었다. (양)의지 형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우면서도 부러웠다. 하지만 실력이 늘진 않고 자꾸 떨어지기만 했다. 정말 창피했고 숨고 싶었다. 자신에게 실망이 컸다. 화가 나서 밤새 연습한 적도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준비를 많이 했다. (두산에서) 마무리캠프가 끝나고 휴식기(12월)에 푹 쉬려고 했는데, 박건우(두산)가 전화로 ‘쉬지 말고 웨이트트레이닝하러 가자. 형 올해 정말 잘해야지’라고 하더라. 하루도 안 빼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포기하려 할 때 건우가 옆에 있어준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준비도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많은 경기에 나가진 못했다.”

-김민식이 SK에서 KIA로 트레이드돼 자리를 잡는 것 보고 생각이 많아졌을 듯하다.

“이번 트레이드를 기회라고 생각하고 독하게 마음먹고 잘해야 한다. 트레이드되기 전에는 언젠가 기회를 얻길 바랐다. 김민식(KIA)이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듣고 ‘주전으로 자리 잡을 기회가 생겨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내가 팀을 옮기게 되니 당황스럽고 긴장되더라. 부담이 크지만, 그라운드에서 자신감만 갖고 뛰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화 최재훈. 스포츠동아DB

● 연구하는 포수

“(최)재훈이와 경기 후에 식사하면서 많은 얘기를 했다. 재훈이가 ‘밤새 선배님 투구 영상을 돌려봤다’고 하더라.” 한화 배영수(36)는 21일 수원 kt전에서 통산 130승째를 따낸 다음날 이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성실함의 아이콘’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김태균(35) 등 고참들도 인터뷰를 하는 최재훈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의 성실함에 반한 듯했다.

-21일 경기 전날 밤새 배영수 선배의 투구 영상을 본 이유는.

“배영수 선배께 130승 기념구도 챙겨드렸다.(웃음) 사실 팀에 합류한지 오래되지 않아 한화 투수들이 무엇을 던지는지, 투구폼이 어떤지에 대해 잘 모른다. 경기 전날부터 우리 선발투수의 투구 영상을 찾아보며 볼배합을 어떻게 할지 연구해야 한다. 만약 투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그럴 일이 없지만, 처음 합류했으니 투수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대 타자의 노림수에 따라 변화를 주는 타이밍도 잘 잡아야 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 공격적인 볼배합도 인상적이다.

“공격적이긴 하지만, 리드는 투수에 따라 달라야 한다. 문제는 투구수다. 선발투수가 길게 던져줘야 계투진도 편하고, 야수들의 집중력도 올라간다. 물론 무조건 공격적으로 가는 게 답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투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제구도 좋아서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

-최재훈에게 포수로서 제1의 가치는 무엇인가.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는 투수가 가진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서로 믿어야 한다. 잘 듣지 않는 공을 억지로 끌어내면 투수도 힘들어한다.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화 최재훈(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지는 것이 싫어 몸 사릴 수 없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이 눈에 띈다. 공도 많이 맞고, 다이빙도 하고…아픈 곳은 없나.


“아픈 곳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프로에 아프지 않은 선수가 어디 있나. 나는 몸을 사리고 싶어도 그게 안 된다. 지는 것이 너무 싫다. 지면 정말 화가 난다.”

-지금 한화의 주전포수 역할을 하고 있다. 신경현 코치 이후 한화를 상징하는 포수의 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솔직한 생각이 듣고 싶다.

“트레이드될 때부터 ‘이번 기회는 꼭 잡아야한다. 정말 이 기회를 놓치기 싫다. 내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꽉 잡고 놓치지 않겠다. 내가 얼마나 독한 사람인지, 미친 사람인지, 보여드리고 싶다. 피눈물 흘리며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며 가을야구를 해보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한화 팬들께 한화가 강팀이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트레이드 맞상대 신성현과도 각별한 사이다.

“(신)성현이와는 덕수중학교 시절 같이 야구했다. 한화 팬들께서 성현이를 많이 아꼈다. 아직 성현이를 잊지 못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누를 끼칠까 걱정이다. 나도 그에 따른 부담이 크지만, 큰 사랑 받으면서 끝까지 야구하고 싶다. 둘 다 새로운 팀에서 잘됐으면 좋겠다. 두산 팬들께도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성현이가 야구 잘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시고, 잘 챙겨 달라.”

한화 최재훈. 스포츠동아DB

● 한화 최재훈

▲생년월일=1989년 8월 27일
▲출신교=화곡초~덕수중~덕수고
▲키·몸무게=178cm·76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8년 두산 육성선수
▲프로 경력=두산(2008)~경찰야구단(2010~2011)~두산(2012~2017)~한화(2017~)
▲2017년 연봉=5800만원
▲2017시즌 성적=12경기 타율 0.333(24타수8안타)·5타점(24일 현재)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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