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졸업식 대표연설 최교윤 “나누는 삶 배웠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8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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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리는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에 나서는 최교윤 씨가 지난달 30일 봉사활동을 위해 도착한 베트남 빈딘의 숙소에서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29일 열리는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에 나서는 최교윤 씨가 지난달 30일 봉사활동을 위해 도착한 베트남 빈딘의 숙소에서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서울대에서 공부만 했냐구요? 전 나누는 삶을 배웠습니다.”

29일 열리는 제70회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선한 인재’인 산업공학과 최교윤 씨(22)가 연설을 한다. 선한 인재는 성낙인 총장이 2014년 취임하면서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인재 양성을 강조하며 키우고 있다. 최 씨는 서울대 졸업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봉사활동이 귀감이 돼 연사로 나선다. 서울대는 1946년 개교 이래 성적 우수자 위주로 졸업생 대표로 뽑아오다가 2012년부터 뇌성마비 장애인과 외국인, 여성 학군단(ROTC) 장교 등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학생들이 대표 연설을 맡아왔다.

최 씨는 “대학생활 4년의 절반은 봉사활동을 하며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도 서울대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또래들처럼 진학을 위해 봉사활동 시간을 억지로 채웠다. 진심으로 봉사활동에 적극 나선 것은 2013년 여름 “방학 때 할 거 없으면 교육봉사에 참여해보라”는 과 동기의 한마디를 듣고 뜻을 함께 하면서부터다. 최 씨는 이후 서울대 공식 봉사활동 조직인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을 따라 방학마다 네 번에 걸쳐 제주, 전북 임실 등 교육소외지역 멘토링 봉사활동을 했다. 최 씨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꼈다”고 말했다. 3학년 때는 아예 단장을 맡아 단원모집부터 지역아동 교육봉사, 장애인 지원활동 등을 이끌었다. 학부 시절 마지막 방학이었던 올 여름도 스누(SNU)봉사단과 함께 베트남 빈딘을 찾아 빗물 정수시설을 지어주고 현지 중학생들을 가르쳤다.

29일 열리는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에 나서는 최교윤 씨가 지난달 30일 봉사활동을 위해 도착한 베트남 빈딘의 숙소에서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29일 열리는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에 나서는 최교윤 씨가 지난달 30일 봉사활동을 위해 도착한 베트남 빈딘의 숙소에서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같은 과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인 최 씨는 “연구에 집중하면서 사회공헌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학 때 만났던 교육소외지역 학생들과도 계속 연락을 이어가며 든든한 ‘서울대 형’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줄 축사 연사로는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65)이 나선다. 김 원장은 서울대 의대 69학번으로 평생을 한센병 치료에 전념해 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 씨와 김 원장은 학번으로 치면 43년 차이지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해 서울대인으로서 모범을 보였다는 공통점에서 연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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