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리는 제70회 서울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선한 인재’인 산업공학과 최교윤 씨(22)가 연설을 한다. 선한 인재는 성낙인 총장이 2014년 취임하면서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인재 양성을 강조하며 키우고 있다. 최 씨는 서울대 졸업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봉사활동이 귀감이 돼 연사로 나선다. 서울대는 1946년 개교 이래 성적 우수자 위주로 졸업생 대표로 뽑아오다가 2012년부터 뇌성마비 장애인과 외국인, 여성 학군단(ROTC) 장교 등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학생들이 대표 연설을 맡아왔다.
최 씨는 “대학생활 4년의 절반은 봉사활동을 하며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도 서울대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또래들처럼 진학을 위해 봉사활동 시간을 억지로 채웠다. 진심으로 봉사활동에 적극 나선 것은 2013년 여름 “방학 때 할 거 없으면 교육봉사에 참여해보라”는 과 동기의 한마디를 듣고 뜻을 함께 하면서부터다. 최 씨는 이후 서울대 공식 봉사활동 조직인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을 따라 방학마다 네 번에 걸쳐 제주, 전북 임실 등 교육소외지역 멘토링 봉사활동을 했다. 최 씨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꼈다”고 말했다. 3학년 때는 아예 단장을 맡아 단원모집부터 지역아동 교육봉사, 장애인 지원활동 등을 이끌었다. 학부 시절 마지막 방학이었던 올 여름도 스누(SNU)봉사단과 함께 베트남 빈딘을 찾아 빗물 정수시설을 지어주고 현지 중학생들을 가르쳤다.
같은 과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인 최 씨는 “연구에 집중하면서 사회공헌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학 때 만났던 교육소외지역 학생들과도 계속 연락을 이어가며 든든한 ‘서울대 형’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줄 축사 연사로는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65)이 나선다. 김 원장은 서울대 의대 69학번으로 평생을 한센병 치료에 전념해 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 씨와 김 원장은 학번으로 치면 43년 차이지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해 서울대인으로서 모범을 보였다는 공통점에서 연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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